[창간르포-‘현장을 가다’-②] "경기교육청 왜 안산 동산고 자사고 폐지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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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르포-‘현장을 가다’-②] "경기교육청 왜 안산 동산고 자사고 폐지했나?"
  • 윤대우
  • 승인 2019.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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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고 폐지’ 평가위원회-운영·지정위원회가 결정
경기도교육청 “평가-운영·지정위원회 명단 잘모른다”
네티즌 “과정이 불공정한데 아이들 뭘 보고 배우나”
경기도 안산 동산고로 향하는 길  (사진=이슈밸리ⓒ)
경기도 안산 동산고로 향하는 길 (사진=이슈밸리ⓒ)

안산 동산고가 경기도교육청의 모호한 평가로 하루아침에 자사고 폐지가 결정됐다. 안산 동산고는 경기도교육청 자사고 운영성과 평가 결과에서 재지정 기준점인 70점(100점 만점)에 미치지 못한 62.06점을 받아 지정취소 결정이 내려졌다.

자사고 페지 결정 사실을 접한 재학생들, 그들의 학부모와 안산시민, 동산고 입시를 준비했던 학생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과연 안산 동산고 자사고 폐지는 합리적인 선택이었을까? 아니면 미래를 보지 못한 섣부른 판단일까? 안산 동산고 학교 분위기, 재학생과 안산시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담았다. 또한 경기도교육청의 자사고 폐지 결정이 올바른 절차를 거쳤는지, 국민 대다수는 이번 안산 동산고 자사고 폐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슈밸리 창간르포 '현장을 가다']에서 2회 걸쳐 취재했다.  - 편집자 -

[이슈밸리=윤대우 선임기자] 경기도교육청은 공부도 잘하고 인격과 성품도 훌륭한 사람으로 키워주는 안산 동산고의 자사고 폐지를 왜 굳이 강행했을까? 궁금했다.

본지 기자가 26일 추가 취재를 위해 경기도교육청에 문의해 본 결과, 안산 동산고 자사고 폐지에 결정적 영향력을 끼친 곳은 경기도교육청과는 별개의 자사고 평가위원회와 운영-지정위원회 2곳이였다.

평가위원회는 ▲학교운영, ▲교육과정 운영, ▲교원의 전문성, ▲재정 및 시설여건, ▲학교 만족도 등 27개 지표를 채점해 기준 70점이 미달했다고 점수를 매긴 곳이고 운영-지정 위원회는 이 점수를 토대로 안산 동산고의 자사고 폐지를 최종 결정한 곳이다. 경기도교육청은 이 결과를 발표한 것뿐이었다.

문제는 이들 평가위원들과 운영위원회 명단이 철저히 대외비란 사실이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이날 “평가위원들과 운영-지정 위원들은 대외비로, 정확히 누가 명단에 포함됐는지는 알수도 없고 알려 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누가 평가했고 누가 최종 심사를 결정했는지 경기도교육청 스스로도 알 수 없다는 이야기다.

학교는 물론 학생들의 미래가 달린 학교 폐지를 평가-결정하는 위원회 멤버들이 대외비란 사실은 그 만큼 이번 평가가 대외적으로 공신력을 떨어뜨리는 요소가 된다. 또한 명확한 기준과 근거, 학교 존폐를 결정하는 전문위원들에 대한 신뢰 요소들이 턱없이 부족했다는 것을 경기도교육청에서 확인해준 셈이다. 

이와 관련 경기도교육청 공식 입장은 “자율학교 등의 지정‧운영 위원회(이하 위원회)’는 자사고 운영성과 평가 결과 등을 종합 검토하여 안산동산고가 자사고 지정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위원회의 심의 결과를 바탕으로 7월에 청문과 교육부 동의 절차를 거칠 예정이며, 최종 결과는 교육부 결정 상황에 따른다”고 밝혔다.

도 교육청은 “교육부가 동의할 경우, 안산동산고는 2020년 2월 29일자로 자율학교 운영이 종료되어 일반고로 전환되지만, 현재 재학 중인 학생들은 졸업할 때까지 자사고 지위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경기도교육청은 교육부의 입장을 따르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4일 "자율형사립고(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한다는 국정과제에는 변함이 없지만 교육부가 시행령 개정으로 자사고를 일괄 폐지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은 특정 학교를 자사고로 운영하면서 그 학생들에게만 기회를 주는 게 아니라 일반고의 더 많은 다수 학생에게 고교학점제나 다양한 교육과정에 참여하고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교육부도 경기도교육청의 안산 동산고 자사고 폐지 입장을 존중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교육부나 경기도교육청 모두 서로서로 책임을 미루고 있는 셈이다.

◆ 안산 동산고 자사고 폐지 네티즌 생각은?

이번 안산 동산고의 자사고 폐지 결정에 대해 국민 대다수의 생각은 어떨까? 자사고 폐지와 관련된 언론 기사들에 대한 네티즌의 입장을 살펴봤다. 언론사는 보수와 진보 양쪽의 댓글을 올린 것이다. 

경기도 안산 동산고 전경 (사진=이슈밸리ⓒ)
경기도 안산 동산고 전경 (사진=이슈밸리ⓒ)

pear****교육 을 평등하고 공정하게 하겠다는 발상은 도대체 어디서 나온 것일까요? 악기연주, 운동 잘하는데 넌 평등교육 받아야하니 똑같은 학교에서 연습할 시간 뺏고 동일하게 공부시켜야 맞는건가요? 정말 어이가 없습니다..공부잘하는것도 특성입니다.

teri****사람이 성향이 다른데 획일적으로 평등교육하겠다는 고문이 어디있습니까?

yong****  .경기도민 1찬3백만, 광역자사고는 안산동산고가 유일합니다. 서울특별시 1천만, 자사고는 20개가 넘습니다. 미국에는 기숙형사립고등학교가 전역에 1천여개 (1천만명당 30여개)가 되며, 이중 기독교 기반의 학교가 30%가 넘습니다. 경기도 유일의 자사고를 폐지한다면, 안산동산고가 지난 25여년간 지켜온 신앙중심교육이 무너집니다. 어처구니 없는 정치논리에 무고한 학생들의 꿈과 학교의 숭고한 가치가 사라집니다.

존재혁명***  아이들의 순수한 학업에 이념적인 잣대로 한국교육의 흐름을 바꾸려고 한다. 수월성 교육이 문제가 아니라 아이들이 어떤 품성을 가지고 자라가는지가 핵심이다. 일반고든 자사고든 졸업후 어떤 삶을 사느냐가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동산고는 인성교육에 굉장히 열의를 가지고 교육하는 참 좋은 학교로 알고 있다.

해피트리*** 교육감의 성향에 따라 어떤 곳은 재지정, 어떤 곳은 탈락 말이 안됩니까. 과정이 불공정한데 아이들이 뭘 보고 배우겠습니까?

 

이처럼 국민 대다수의 생각은 이렇다. 안산 시민은 물론 국민들 10의 9은 자사고 폐지를 반대하고 있었다.

고입 입시를 지도하고 있는 수원 영통의 한 중학교 선생님은 이렇게 말했다. “원론적인 얘기지만 양면이 있습니다. 학생의 다양한 학교선택권보장 측면에서는 긍정적이고 비싼 교육비, 사교육 유발 등의 측면에서는 부정적인 것 같습니다.

어떻든지 자사고의 운영 취지에 적합한 교육을 하고 있는지 교육부나 교육청의 점검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에 공정한 평가를 위한 합리적인 평가지표 마련이 선행돼야 하겠고요.

하지만 정권에 따라 교육정책의 방향이 바뀌는 것은 학생과 학부모에게 고스란히 피해가 가기에 교육부는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봅니다.”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교육부의 노력은 당연하지만 그 공정한 평가가 정치 이념으로 전락하는 순간 학교의 신뢰는 무너지고 학생과 학부모는 대한민국 교육에 대한 신뢰 자체가 무너진다는 말이다.

한 시민은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공부 잘하는 애들은 그냥 놔뒀으면 좋겠습니다. 김연아도 손흥민이도 본인이 좋아하는 운동 열심히 해서 세계적인 선수가 됐지 않았습니까. 자유대한민국에서 공부 열심히 하겠다는 것을 굳이 평준화로 갈 상황인가요. 4차 산업혁명이니 뭐니, 정부에서 그렇게 말하는데 우수한 학생들 선별해 훌륭한 과학자, 인물로 키워야 하지 않나요. 앞뒤 말이 틀리면 모든 신뢰가 무너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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