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밸리 르포] ‘유니클로’ 외국인도 불매운동 동참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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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밸리 르포] ‘유니클로’ 외국인도 불매운동 동참하나?
  • 윤대우 선임기자
  • 승인 2019.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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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중앙점-롯데영플라자점 한국인 물론 외국인도 발길 끊겨
가을 시즌까지 이어지면 타격 불가피...아베 일 총리 태도 요지부동
유니클로 매장 모습 (사진=픽사베이)
유니클로 매장 모습 (사진=픽사베이)

[이슈밸리=윤대우 선임 기자] '한국 불매운동 폄하' 논란 관련 일본 유니클로 본사인  '패스트리테일링그룹'이 22일 홈페이지 등을 통해 ‘사과문’을 발표한 이날 이슈밸리는 명동중앙점(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과 소공동 롯데영플라자점을 직접 찾았다.

이슈밸리가 특별히 명동중앙점과 롯데영플라자점을 찾은 이유는, 이 두 곳이 국내 유니클로 매장 가운데 하루 매출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그만큼 매장을 찾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2011년 11월 아시아 최대 규모로 문을 연 명동중앙점은 오픈 당일 의류매장 하루 매출만 역대 최고인 13억원을 기록했고 앞서 2005년 11월 오픈한 롯데 영플라자점 역시 오픈 당일 매출만 약 2억원을 기록했다. 두 곳은 지난해 매출액 1조3731억원을 올렸던 유니클로 한국 매장의 핵심 캐쉬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별히 외국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동에서도 유니클로 불매운동이 가능한지 궁금했다. 한국 손님들은 없다 해도 외국 관광객들이 명동권 최고 번화가에 위치한 이들 매장을 외면할리 만무하다는 예상이었다.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이 지난해 12월 2일 발표한 ‘2018 서울시 외래관광객 실태조사’ 3분기 결과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들의 주요 방문지는 명동, 롯데백화점, 롯데면세점 순으로 분석됐다.

앞서 지난해 4월 서울시가 전문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의뢰해 지난해 1∼12월 외국인 관광객 6천 명을 면접 조사한 결과에도 이들은 명동(85.2%), N서울타워(56.5%), 4대 고궁(55%)을 많이 찾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명동은 한국 소비자보다 외국 관광객이 훨씬 많다는 이야기다. 

이슈밸리가 먼저 찾은 곳은 을지로 소공동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영플라자였다. 국내외 유명 브랜드가 입주한 영플라자는 지하 1층~7층으로 구성됐다. 카카오 프렌즈, 스타일난다 더리프트, 토모톰스 등 부터 게스 언데웨어, 보니알렉스, 에꼴, 오버톤, 잇미샤 등 국내외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대표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유니클로는 360평 규모로 6층에 입점했다.

22일 유니클로 서울 명동중앙점 모습. 평일 오후 시간 임에도 손님이 거의 없었다. (사진=이슈밸리ⓒ)
22일 유니클로 서울 명동중앙점 모습. 평일 오후 시간 임에도 손님이 거의 없었다. (사진=이슈밸리ⓒ)

6층 매장에 도착했을 때, 매장 직원이 아닌 손님으로 보이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중국이나 일본 동남아 아시아인도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매장에 머물렀던 40분간 만나지 못했다.

롯데 영플라자는 일본과 중국 단체 관광객이 들리는 필수코스라 유니클로에 외국 고객들이  없었던 점은 다소 의외였다. 다만, 이날 손님들이 가장 많이 붐볐던 매장은 1층과 2층이었다. 이곳엔 패셥브랜드, 패션엑세서리, 구두/핸드백 매장이 있었다.

이슈밸리는 롯데 영플라자에서 도보로 10여분 거리에 있는 유니클로 명동중앙점으로 이동했다. 이날 낮 최고 기온 31도를 넘나드는 무더운 날씨에도 명동에는 외국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몇 년 전과 비교해 명동이 달라진 점은 과거 중국인과 일본인 위주였던 외국인들이 히잡을 쓴 이슬람인을 비롯해 미국과 유럽인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는 점이다. 

이어 찾은 유니클로 명동중앙점은 총 1200평 규모의 4개 층으로 구성된 초대형 매장으로 뉴욕, 파리, 런던, 상하이, 오사카 등 에 이어 아시아 최대 플래그십 스토어로 등극 된 곳이다.

이곳 역시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약 40분 동안 1층부터 4층까지 각 층을 둘러본 결과 이 명동중앙점을 찾은 손님은 많지 않았다. 앞서 롯데영플라자 매장처럼 외국인 고객들은 거의 찾을 수 없었다.

중국, 일본에 이어 3번째로 큰 한국 시장, 그 중에서도 가장 매출이 높다는 명동중앙점과 영플라자 유니클로 매장 상황이 이러하니 전국 다른 매장도 고객이 없어 발을 구르기는 마찬가지라 추측할 수 있었다.

특히, 유니클로 입장에서는 시즌 단가가 높은 의류들이 팔리는 가을과 겨울까지 한국의 불매운동이 이어진다면, 올 한해 농사에 큰 타격을 입는 것은 불가피해 보일 전망이다. 

실제로 21일 중앙일보는 익명을 요구한 한 카드사 집계를 통해 최근 불매운동 등으로 유니클로는 26%, 무인양품은 19% 매출이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유니클로 일본 본사인 패스트리테일링과 한국의 에프알엘코리아는 22일 각사 홈페이지를 통해 ”그룹의 실적 발표 중 있었던 임원의 설명에 부족한 점이 있었던 것과 관련 한국의 고객님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라는 내용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사과문은 “부족한 표현을 사용해, 본래의 의도와는 달리 ‘불매운동이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라는 뜻으로 전달됐다”고 “또 부족한 표현으로 진심이 전달되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참의원 선거를 통해 더욱 의기양양해진 아베 일본 총리는 한국과 관계 회복에 당분간 의지를 보이지 않을 것 같다”면서 “한국에서 유니클로 등 일본 제품 불매운동도 계속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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