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꿈꾸던 20대 뇌사…8명에게 새 삶 선물하고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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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꿈꾸던 20대 뇌사…8명에게 새 삶 선물하고 떠나
  • 박지영 기자
  • 승인 2026.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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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증자 전수연씨(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기증자 전수연씨(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이슈밸리=박지영 기자] 간호사를 꿈꾸던 20대 여성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8명에게 새로운 삶을 안기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올해 2월 23일 전수연 씨가 전남대학교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8명에게 생명을 나누고 세상을 떠났다고 5일 밝혔다.

전수연 씨는 갑작스럽게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판정을 받았다.

평소 가족들과 무슨 일이 생기면 장기를 기증하자고 이야기를 나눠왔던 부모는 딸의 장기가 누군가의 몸에서 계속 뛰고 세상을 볼 수 있다면 위안이 될 것이라고 여겨 고민 끝에 기증을 결정했다.

전수연 씨는 심장, 폐, 간(분할), 신장(양측), 안구(양측)를 8명에게 전달했으며 피부 등 인체조직도 함께 기증했다.

전수연 씨는 어린 시절부터 투병해 온 한 살 터울 언니를 위해 갖고 싶은 것을 양보하고 가족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 애쓰던 속 깊은 막내딸이었다.

학창 시절 제빵을 배우고 미용사 국가자격증을 취득한 손재주를 바탕으로 최근에는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준비하며 돈을 모아 대학에 진학해 간호사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었다. 어머니 정영순 씨와 단둘이 전국을 여행하거나 결혼식에서 아버지 손을 잡고 입장하는 꿈도 품고 있었다.

어머니 정영순 씨는 "언니가 아프다 보니 수연이가 일찍 철이 들었다"며 "가족에게는 든든한 버팀목이었고, 나에게는 속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 같은 딸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정영순 씨는 "수연아, 거기서는 아프지 말고 여기서 못했던 것들 마음껏 펼치면서 행복하게 지내. 언니 걱정도, 엄마 아빠 걱정도 하지 말고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엄마 딸로 태어나 줘서 고마워. 사랑해"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정영순 씨는 딸이 남긴 생명나눔의 의미가 오래도록 기억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기증 8개월이 지나 사연을 전달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간호사가 돼 아픈 이들을 돌보고 싶어 했던 꿈을 다 펼치지 못했지만, 마지막 순간 8명에게 희망을 전했다"며 "깊은 슬픔 속에서도 딸의 뜻을 이어 생명나눔을 결정해 주신 유가족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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