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밸리=주말뉴스팀] 손님에게 물건을 팔면서 “왜 이렇게 열심히 사”라고 타박한다. 스카프를 고르는 사람들 앞에서는 “지금부터 ‘계산’ 소리 외엔 아무것도 하지 마”라고 말한다. 그런데 손님들은 돌아서기는커녕 웃음을 터뜨린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된 ‘남대문 스카프 아저씨’ 이야기다. 특유의 입담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언론에도 소개됐다.
31일 SNS 스레드에 올라온 영상 캡처에는 남대문 한 가게 앞에 화려한 스카프와 손님들로 빼곡하다. 그 한가운데 검은색 상의를 입은 사장이 서 있다. 손님을 향해 툭툭 던지는 말은 짧고, 표정은 무심하다. 웃겨야겠다고 힘을 주는 기색도 없다. 주변 사람들이 웃는 동안 정작 본인은 다음 물건을 집어 든다.
요즘 각종 SNS와 포털 뉴스에 검색까지 되며 인기 몰이를 하고 있는 주인 공이다. 그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상품을 하나라도 더 팔아야 할 자리에서 오히려 구매 열기를 식히는 말을 꺼낸다. 손님을 붙잡는 달콤한 권유 대신 타박에 가까운 농담을 건넨다. 사고파는 관계에서 예상했던 대사가 나오지 않으니, 스카프를 고르는 평범한 장면이 짧은 상황극처럼 보인다.
그렇다고 말이 거칠기만 했다면 지금과 같은 호응을 얻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캡처에 담긴 댓글에는 “츤데레 같지만 그 선을 잘 지키시는 분이라 멋짐”, “진짜 웃긴 사장님. 근데 기분 나쁘게는 안 느껴져요”라는 반응이 보인다. 까칠한 말 속에서도 손님을 대하는 친근함을 읽었다는 뜻이다. 무뚝뚝한 겉모습 뒤에 정이 느껴지는 이른바 ‘츤데레’의 매력이다.
상대에 따라 유난히 목소리를 꾸미거나 과장된 표정을 짓지 않는 모습도 눈길을 끈다. 누가 앞에 서든 자기 호흡대로 장사를 이어가는 태도다. 요즘 온라인에서 말하는 ‘테토남’의 이미지를 남대문 장터로 옮겨 놓은 듯하다. 부드러운 설명보다 짧은 한마디, 능숙한 미소보다 무심한 표정이 캐릭터를 만든다.
인기 비결의 또다른 것은 아저씨 외모다. 화면 속 그는 단정한 머리와 또렷한 이목구비로 시선을 끈다. 검은색 일상복 차림에서도 훤칠한 인상을 준다. 입담이 영상을 끝까지 보게 한다면, 외모는 처음 화면을 멈추게 하는 요인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까칠한 대사와 반듯한 인상의 조합이 의외의 매력을 만드는 셈이다.
다만 화면 속 재미가 실제 장사 현장에 부담으로 돌아오는 모습도 경계할 대목이다. 제공된 댓글에는 구매보다 촬영을 목적으로 몰려드는 사람들 때문에 정작 물건을 사기 어려웠다는 방문자의 주장도 담겼다. 개별 방문담이지만, 온라인의 관심이 생업의 공간과 부딪힐 수 있음을 보여준다.
남대문 스카프 아저씨가 멋진 양복 정장을 입고 손님을 맞는다면 어떨까. 서울 남대문 가게를 넘어 해외 매장에서도 통할 법한 장면이 그려진다. 글로벌 체인점은 유쾌한 상상이지만, 사람 자체가 가게의 간판이 됐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말은 까칠하고 표정은 덤덤한데 자꾸 다음 장면이 궁금해진다. 남대문 스카프 아저씨의 인기를 촘촘히 들여다보면, 능청스러운 장사 감각과 선을 넘지 않는 농담이 자리한다. 그리고 그 끝에는 조금 단순하지만 무시하기 어려운 매력이 남는다. 이 아저씨, 꽤 미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