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는 비무슬림 예배시설 금지…파키스탄에선 교회 집단 공격
[이슈밸리=권동혁 기자] 한국에서는 이슬람사원 건립을 추진하는 사람들이 행정소송을 통해 권리를 구제받지만, 일부 이슬람권 국가에서는 기독교인의 공개 예배와 교회 설립 자체가 금지되고 있다. 종교의 자유라는 동일한 권리가 국경과 종교에 따라 다르게 취급되는 현실이다.
최근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건립 갈등은 이러한 제도적 차이를 보여주는 국내 사례다. 한국의 사법제도는 사원 건립을 둘러싼 행정처분의 적법성을 심사했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비무슬림 예배시설 자체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모순이 발생하고 있다.
대구에서는 소송으로 사원 건축 권리 구제
대구 대현동 이슬람 사원 건립 갈등은 경북대 유학생 등이 참여한 건축주들이 2020년 9월 건축허가를 받고 공사를 추진하면서 본격화됐다. 인근 주민들의 반대 민원이 이어지자 북구청은 2021년 2월 공사중지 처분을 내렸다. 건축주들은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은 건축주 측의 승소로 마무리됐다. 2022년 9월 16일 대법원이 반대 주민 측의 상고를 심리불속행 기각하면서 공사중지 처분을 취소한 원심이 확정됐다. 주민들의 반대가 있는 상황에서도 건축주들이 법적 절차를 통해 행정기관의 처분을 취소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이는 한국에서 이슬람사원 건립이 아무런 제한 없이 허용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종교시설 역시 건축 관계 법령과 행정절차를 따라야 한다. 다만 그 과정에서 발생한 분쟁에 대해 사법적 판단과 권리 구제의 통로가 작동했다는 점이 핵심이다.
사우디에서는 공개 예배와 교회 설립 제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제도는 이와 대조적이다.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는 사우디 정부가 이슬람 이외 종교의 공개적인 신앙 활동과 모든 비무슬림 예배시설을 금지한다고 설명한다. 기독교인의 공개적인 공동 예배와 이를 위한 시설 마련이 제도적으로 제한되는 구조다.
종교 자유 분야를 다루는 스티븐 슈넥 당시 USCIRF 위원장은 2025년 2월 사우디 종교 관련 수감자 석방에 관한 성명에서 “정부가 강제하는 종교 해석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누구도 수감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국가가 특정 종교 해석을 강제하고 다른 견해를 처벌하는 문제를 지적한 발언이다.
한국의 무슬림이 사법제도를 통해 종교시설 건립 권리를 보호받는 현실과, 사우디의 기독교인이 공개 예배시설을 마련하지 못하는 현실 사이에는 뚜렷한 간극이 존재한다. 해외 무슬림의 권리를 주장하는 정부나 종교단체의 입장도 자국 내 다른 종교에 동일한 자유를 인정하는지에 따라 일관성을 평가할 수 있다.
파키스탄 교회 공격…종교 자유 위협하는 폭력
제도적 제한과 별개로 기독교 공동체를 겨냥한 집단 폭력도 발생했다. 파키스탄 인권위원회(HRCP)는 2023년 8월 16일 자란왈라에서 발생한 공격으로 최소 24개 교회와 여러 소규모 예배당, 다수의 주택이 방화와 약탈 피해를 입었다고 발표했다. 조사단에는 히나 질라니 당시 위원장과 피터 제이컵 사회정의센터 소장 등 인권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HRCP 조사단은 일부 현지 무슬림 종교 지도자들의 공격 연루를 지적했다. 이는 종교적 권위를 가진 인사들이 소수 종교인을 보호하기보다 적대감을 조장하는 데 관여했다는 조사 결과다.
국제앰네스티는 사건 1년 뒤인 2024년 8월에도 피해 기독교인들이 정의 실현을 기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배당 복구와 함께 가해자 책임 규명, 피해자의 안전 보장이 중요한 과제로 남았다는 평가다.
비판의 핵심은 종교 자유의 선택적 적용
이슬람권 전체가 동일한 제도를 운영하는 것은 아니다. 아랍에미리트 외교부는 자국에 교회와 다른 종교의 예배시설이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비판의 대상은 교회를 금지하는 정부, 종교 폭력의 가해자와 이를 조장하는 세력으로 구체화된다.
대구 사원 건축주들이 해외의 교회 금지나 기독교인 공격을 지지했다는 근거도 확인되지 않았다. 대구 사례가 보여주는 것은 개인의 위선이 아니라, 한국에서 제공되는 법적 보호와 일부 이슬람권 국가의 종교 규제 사이의 차이다.
종교의 자유를 보편적 권리로 주장하면서 다른 종교의 예배당을 금지하거나 공격하는 행위를 정당화한다면 원칙의 일관성은 무너진다. 한국 내 사원 건립 권리와 이슬람권 내 교회 설립 권리에 같은 기준이 적용되는지가 종교 자유의 실질을 평가하는 핵심 쟁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