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핵심 동맹이 정보·방첩을 경고하는데, 더 무엇을 기다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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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핵심 동맹이 정보·방첩을 경고하는데, 더 무엇을 기다리나
  • 이슈밸리
  • 승인 2026.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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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슈밸리=사설] 미국이 한국에 “동맹의 오랜 기준을 준수하기를 기대한다”며 정보와 방첩을 특별히 거론했다. 외교적 수사로 넘길 일이 아니다. 동맹국이 국가안보의 가장 민감한 두 영역을 공개적으로 지목했다면, 한국 정부는 그 자체를 심각한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12일 SBS 8시 뉴스는 미국의 불만이 어디에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짚었다. 한국군이 미국에 제공하는 특수정보가 줄었고, 중국인들의 주한미군 기지와 우리 군 시설 염탐·불법 촬영·감청 시도에 한국이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취지다. 방첩사령부 해체와 기능 분산 뒤 현장 방첩 역량과 인력이 약화됐다는 정부 관계자의 설명도 나왔다.

정보와 방첩은 한 번 무너지면 단기간에 되돌리기 어렵다. 북한의 핵·미사일 동향, 중국의 군사정보 수집, 사이버 해킹과 기밀 탈취는 기다려 주지 않는다. 미국이 제공하는 감시·정찰·분석 정보에는 한국이 당장 대신할 수 없는 영역이 있다. 만약 그 정보 협력의 신뢰가 흔들리고, 그 상태가 지속된다면 대한민국 안보에는 큰 위협이 된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태도다. 북한 구성 핵시설 발언 뒤 미국의 정보 공유 제한 논란이 불거졌을 때 정 장관은 문제의 심각성을 인정하기보다 “잘 모르겠다”거나 자신의 책임론을 정치 공세로 돌리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한미동맹에 “전혀 이상이 없다”는 말도 했다.

이 말을 고지곧대로 들을 국민은 몇 없을 것이다. 국민이 궁금한 것은 실제로 미국이 왜 정보와 방첩을 거론했는지, 한국의 정보 생산 능력과 방첩 대응에 빈틈은 없는지, 중국의 군사시설 촬영과 정보 탈취 시도에 누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현재 국방부 대변인이 기자 질문을 끊거나 준비된 답만 반복하는 모습으로는 국민의 불안을 잠재울 수 없다.

정 장관의 발언과 정보 협력 제한 사이의 직접적 인과관계는 미국이나 한국 정부가 아직 명확히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만약 미국이 정 장관 발언과 한국 정부의 보안 감수성을 문제 삼아 정보를 제한한 것이라면, 정 장관은 스스로 대승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 장관 한 사람의 자리보다 대한민국의 정보 역량과 동맹 신뢰가 훨씬 중요하다.

정 장관과 이재명 대통령은 오랜 정치적 인연이 있다. 이 대통령은 2007년 정 장관의 대선 캠프에서 활동했다. 정치적 인연 자체가 잘못은 아니다. 그러나 그 인연 때문에 안보 위험 신호를 외면하거나, 책임을 물어야 할 때 물러서서는 안 된다.

정 장관이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다면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결단해야 한다. 사사로운 인연과 은혜, 대한민국의 안보와 국익 중 무엇이 더 중요한지는 어려운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상식의 문제다.

명백한 북한 지뢰 위협 앞에서도 대통령과 통일부 장관이 제대로 말 못하고, 중국의 주한미군·우리 군 시설 불법 촬영과 해킹, 정보 탈취 우려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국민이 불안해하는 것은 당연하다.

국민은 안보에 불안을 느끼는 정부를 오래 신뢰하지 않는다. 재래 시장에 가서 아무리 많은 상인들의 손을 잡아도, 좋은 정책과 멋진 말도, 나라를 지킬 수 있다는 확신이 없으면 힘을 얻지 못한다. 대통령은 더 늦기 전에 정동영 통일부 장관에 대한 결단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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