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밸리=박지영 기자] 설탕과 칼로리 부담을 낮춘 제로음료가 일상적인 선택지로 자리 잡으면서, 일부 제품에 쓰이는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의 건강 영향을 둘러싼 관심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모든 제로음료에 아스파탐이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제품마다 아세설팜칼륨, 수크랄로스, 스테비올배당체 등 감미료 조합이 다르므로 원재료명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아스파탐은 설탕보다 약 200배 강한 단맛을 내는 저칼로리 감미료다. 적은 양으로 단맛을 낼 수 있어 음료의 당류와 열량을 낮추는 데 활용된다.
일반 탄산음료 대신 제로음료를 선택할 경우 설탕 섭취와 총열량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당류 섭취를 관리하거나 체중 조절을 시작하는 소비자에게는 일반 탄산음료보다 부담이 적은 선택지로 평가된다.
다만 제로음료를 마신다는 이유로 다른 간식이나 고열량 식품 섭취가 늘면, 실제 체중 관리 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 제로음료 자체가 건강식이나 체중 감량을 보장하는 제품은 아니라는 의미다.
IARC “발암 가능성” 분류…JECFA는 허용섭취량 유지
논란은 2023년 국제암연구소(IARC)가 아스파탐을 ‘인체 발암 가능 물질’인 2B군으로 분류하면서 커졌다. IARC는 간세포암과 관련한 인체 연구 근거가 제한적이라는 점 등을 분류 근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같은 시기 세계보건기구(WHO)·유엔식량농업기구(FAO) 합동 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는 일반적인 섭취 수준에서의 위험을 별도로 평가해, 기존 하루허용섭취량(ADI)인 체중 1㎏당 40㎎을 유지했다.
IARC의 분류는 물질이 암을 유발할 수 있는 가능성(위해성)을 보는 것이고, JECFA 평가는 실제 섭취량을 전제로 한 위험 수준을 판단하는 방식이다. ‘발암 가능성’ 분류가 곧바로 제로음료를 마시면 암에 걸린다는 뜻으로 해석되기 어려운 이유다.
“한두 캔”보다 전체 섭취량 점검해야
JECFA 기준으로 체중 55㎏ 성인의 아스파탐 하루허용섭취량은 2200㎎이다. 다만 음료별 아스파탐 함량과 다른 식품을 통한 섭취량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캔 수로 일률 계산하기는 어렵다.
일상적으로 제로음료를 한두 캔 마시는 소비자가 곧바로 허용섭취량을 넘길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반면 제로 탄산음료, 무설탕 껌, 저칼로리 디저트 등을 장기간 많이 섭취하는 경우라면 전체 섭취 습관을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일부 소비자는 아스파탐 섭취 뒤 두통이나 속 불편 등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런 반응이 일반인에게 일관되게 나타난다는 과학적 결론은 확립되지 않았지만, 특정 제품을 마신 뒤 반복적으로 불편을 겪는다면 섭취를 줄이거나 다른 음료로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
PKU 환자는 반드시 피해야
페닐케톤뇨증(PKU) 환자는 아스파탐 섭취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아스파탐이 체내에서 분해되며 생성되는 페닐알라닌을 제대로 대사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 환자는 제품 표시의 ‘페닐알라닌 함유’ 문구를 확인하고 섭취를 피해야 한다.
제로음료는 설탕 음료를 줄이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다만 갈증 해소와 수분 섭취의 기본은 물과 무가당 차로 두고, 제로음료는 개인의 섭취량과 건강 상태를 고려해 선택하는 것이 좋다.
프란체스코 브랑카 WHO 영양·식품안전국장은 2023년 아스파탐 평가 결과를 발표하며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용량에서는 안전성이 큰 우려 사항은 아니지만, 잠재적 영향이 보고된 만큼 더 나은 연구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모에즈 사나 WHO 식품영양 기준·과학자문 책임자는 “아스파탐 섭취와 인체 암의 연관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설득력이 충분하지 않다고 결론 내렸다”며 “장기간 추적 연구와 반복적인 식이조사, 무작위 대조시험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