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밸리=디지털뉴스팀] "한국 축구대표팀은 원래 이랬다"
로베르토 모레노 임시 감독 체제로 새 출발한 한국 축구대표팀이 남미 강호 에콰도르를 3-0으로 완파했다.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이후 가라앉았던 대표팀은 한층 빨라진 공수 전환과 과감한 전방 압박을 앞세워 팬들에게 반등의 신호를 보냈다.
한국은 2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에콰도르와 평가전에서 후반 9분 오현규의 선제골, 후반 13분 손흥민의 프리킥 골, 후반 41분 이동경의 쐐기골로 완승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2위 한국은 25위 에콰도르를 상대로 모레노 감독의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추석 전날 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3만3953명에 달했다. 손흥민과 김민재 등 주축 유럽파가 중심을 잡은 가운데, 오랜만에 대표팀에 합류한 국내파 선수들도 압박과 활동량에서 존재감을 보였다. 관중석은 후반 연속골이 터질 때마다 “대~한민국” 함성으로 들끓었다.
투톱과 전방 압박, 에콰도르 수비를 흔들다
모레노 감독은 손흥민과 오현규를 전방에 배치한 4-4-2를 꺼냈다.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상대 진영에서 적극적으로 공을 끊어냈고, 수비 성공 뒤에는 지체 없이 전진 패스를 넣으며 공격 속도를 높였다.
전반전은 0-0으로 끝났다. 압박과 공 탈취는 효과적이었지만, 마지막 패스와 슈팅의 정확도는 다소 아쉬웠다. 그러나 후반 들어 한국은 압박 위치와 후방 빌드업 방식을 조정하며 에콰도르 수비 사이의 공간을 더 자주 공략했다.
결과는 빠르게 나왔다. 후반 9분 김민재의 전진 패스가 송민규를 거쳐 오현규에게 연결됐고, 오현규는 수비수들과의 경합을 이겨낸 뒤 강력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단단했던 에콰도르 수비의 균열은 이 한 골에서 시작됐다.
4분 뒤 손흥민은 왼쪽 프리킥 상황에서 정확한 감아차기로 추가골을 넣었다. 손흥민의 A매치 57호 골로, 한국 남자대표팀 역대 최다 득점자인 차범근의 58골에 한 골 차로 다가섰다. 후반 41분에는 교체 투입된 이동경이 김봉수의 패스를 받아 왼발 슈팅으로 세 번째 골을 완성했다.
‘답답함’ 대신 움직임…선수들이 즐긴 축구
이번 경기에서 가장 눈에 띈 부분은 선수들의 움직임이었다. 공격수는 물론 측면과 중원의 선수들이 공을 받은 뒤 멈추기보다 빈 공간으로 재차 뛰어들었고, 수비진도 김민재를 중심으로 전진 패스를 시도하며 공격의 출발점 역할을 했다.
이는 월드컵에서 드러났던 공격 전개의 경직성과 대비되는 장면이었다. 당시 대표팀은 상대 진영에서 공을 소유하고도 유효한 침투와 마무리로 연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반면 에콰도르전에서는 수비 성공 뒤 빠르게 전진하고, 공격 실패 뒤에는 즉시 압박으로 공을 되찾으려는 의도가 비교적 분명했다.
모레노 감독은 경기 뒤 “전반을 마치고 압박 방식과 후방 빌드업에 변화를 줬고, 목적은 공간을 찾는 것이었다”며 “첫 경기 승리는 긍정적이지만 아직 한 경기일 뿐”이라고 말했다. 손흥민도 “짧은 준비 기간이었지만 모든 선수가 집중했고, 선수들이 즐기는 모습이 보여 기뻤다”고 밝혔다.
한국 축구는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루과이를 상대로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에콰도르전 승리는 침체됐던 대표팀 분위기를 바꾼 출발점이지만, 모레노호의 변화가 일시적 반등이 아닌 경쟁력 있는 축구로 이어질지는 우루과이전부터 더 선명하게 드러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