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럽 언론 “기후변화가 키운 히말라야 복합재난”
[이슈밸리=임정은 기자] 중국 국경과 맞닿은 네팔 히말라야 산악지대에서 발생한 대홍수로 사망자가 359명으로 급증했다. 네팔과 중국 티베트를 합친 실종자는 1천300명을 넘어 피해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27일 네팔 경찰과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북부 바그마티주 일대에서 발생한 홍수로 이날 오후까지 359명이 숨지고 823명이 실종됐다. 전날 157명이던 사망자는 수색이 확대되면서 하루 만에 두 배 넘게 늘었다.
실종자 가운데 외국인은 30여개국 출신 517명으로 파악됐다. 인도와 미국, 영국, 호주, 이탈리아, 말레이시아 등의 관광객과 순례객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근무하던 한국남동발전과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한국인 9명도 연락이 끊긴 상태다. 고립됐던 두산에너빌리티 직원 10명 중 9명은 안전지대로 이동했으며, 현장소장은 대사관 직원 2명과 함께 현지에 남아 대응하고 있다.
외교부와 경찰청, 소방청으로 구성된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은 이날 네팔 카트만두에 도착해 한국인 수색과 구조 지원에 착수했다.
피해 지역에서는 교량 80개와 도로 약 40㎞가 파손됐다. 일부 마을은 주택과 기반시설이 통째로 쓸려나갔으며 도로와 통신망이 끊겨 구조대 접근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네팔군은 헬기를 투입해 주민과 관광객 100여명을 구조했다.
네팔 접경 지역인 중국 티베트자치구 르카쩌시 지룽현에서도 산사태가 발생해 3명이 숨지고 558명이 실종됐다. 중국 측 실종자 가운데 외국인은 260명으로 파악됐다. 네팔과 티베트를 합치면 실종자는 1천300명을 웃돈다.
미국과 유럽, 일본, 중국의 주요 언론도 이번 참사를 긴급 보도했다. 미국 AP통신과 ABC뉴스는 빙하와 암석이 무너지면서 형성된 자연댐이 붕괴해 대규모 홍수가 발생했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영국 가디언과 독일 공영방송 ARD 등 유럽 언론은 마을과 교통망이 광범위하게 파괴된 점을 전하며 추가 산사태와 2차 홍수 위험을 경고했다. 일본 언론은 연락이 끊긴 일본인 관광객들의 안전 여부를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티베트 지룽현의 인명 피해와 구조 상황을 비중 있게 전하며, 네팔 고산지대에서 시작된 빙하 붕괴가 국경을 넘어 중국까지 피해를 확산시킨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 지질조사국은 당초 티베트에서 규모 4.4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으나, 추가 분석을 거쳐 실제 지진은 아니었다고 정정했다. 거대한 빙하와 암석이 무너지면서 지진과 유사한 충격이 감지됐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히말라야 빙하가 빠르게 녹고 산악 지반이 불안정해지면서 빙하 붕괴와 산사태, 자연댐 붕괴가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복합재난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구조 당국은 상류 지역의 추가 붕괴 가능성을 주시하며 실종자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