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밸리=영화/문화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 맷 데이먼, 샤를리즈 테론, 제작자 에마 토머스까지 영화 오디세이(The Odyssey)의 핵심 인물들이 지난 8월 초 서울을 찾았다.
이미 북미와 유럽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던 시점이었지만, 할리우드는 한국을 글로벌 홍보 일정의 핵심 국가로 선택했다.
배급사 유니버설 픽쳐스에 따르면 국내 개봉 4일 차인 오디세이는 이날 오전 관객 수 100만명을 넘었다. 이러한 흥행 가도는 주말을 넘기면서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흥행이 급한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감독과 주연 배우들이 총출동한 것은 한국 시장의 전략적 중요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오디세이는 개봉 첫 주말 전 세계에서 2억6천400만 달러(약 3천700억원)를 벌어들이며 역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작품 가운데서도 손꼽히는 출발을 기록했다. 개봉 2주 만에는 전 세계 누적 흥행이 6억5천만 달러(약 9천억원)를 돌파하며 흥행 성공을 사실상 예약했다.
그럼에도 서울 프로모션은 예정대로 진행됐다. 당시 업계에서는 제작비 2억5천만 달러와 글로벌 마케팅 비용 등을 감안할 경우 최종 손익분기점을 약 6억2천500만~8억5천만 달러 수준으로 추정했다.
즉 제작비는 충분히 회수한 상황이었지만, 극장 수익 배분과 마케팅 비용까지 고려하면 흥행세를 이어가는 것이 여전히 중요했던 시점이었다.
하지만 흥행 수치만으로는 이번 방한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할리우드는 모든 국가를 순회하며 홍보하지 않는다. 제한된 일정 속에서 한국을 선택했다는 것은 한국을 단순한 흥행 시장이 아니라 아시아 전체의 분위기를 가늠하는 핵심 거점으로 판단했다는 의미에 가깝다.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IMAX와 프리미엄 특별관 비중을 갖춘 시장이다.
특히 놀란 감독은 IMAX 촬영과 극장 관람 경험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연출자로 꼽힌다. 이번 오디세이 역시 영화 역사상 처음으로 전편을 IMAX 카메라로 촬영한 작품인 만큼 한국은 작품의 강점을 가장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시장이었다. 한국 개봉 전부터 IMAX 예매가 폭주하고 암표까지 등장한 것도 이러한 관심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또 하나의 이유는 한국 관객의 영향력이다. 한국은 개봉 직후 관람 후기와 온라인 입소문이 매우 빠르게 형성되는 시장으로 평가받는다. 이러한 초기 반응은 일본 등 아시아 국가의 마케팅 전략에 참고 자료로 활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반면 중국은 검열과 개봉 정책, 인도는 자국 영화 산업 비중이 워낙 커 한국 흥행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한국은 아시아 시장의 초기 반응을 확인하는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국가라는 데는 영화계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아울러 공식 홍보 일정 밖에서는 ‘한국 여행’을 즐기는 모습도 포착됐다.
놀란 감독은 아내이자 제작자인 에마 토머스와 한강을 걷고 올리브영을 찾는 등 서울의 일상을 경험했고, 맷 데이먼은 가족과 함께 한국을 찾아 고척스카이돔에서 프로야구를 관람하며 휴식을 즐겼다.
샤를리즈 테론 역시 서울 체류 모습을 SNS에 공개하며 “칼립소가 마침내 섬을 떠나 서울에 도착했다”고 반가움을 나타내는 등, 이들의 방한은 빡빡한 영화 홍보 일정보다 한국을 직접 경험하고 즐기는 여행의 성격도 짙었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