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밸리=권동혁 기자] 29일 드러난 육군 1군단의 최전방 GP·GOP K6 중기관총 '무(無)삽탄 경계' 논란은 단순히 한 군단의 지침 변경으로 끝날 사안이 아니다. 합동참모본부조차 해당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우리 군의 경계태세 관리 시스템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군에 따르면 1군단은 올해 상반기부터 GP와 GOP에 배치된 K6 중기관총에 실탄을 장전하지 않고 탄통만 옆에 비치하는 방식으로 경계작전을 실시해 왔다. 유사시 즉시 삽탄해 대응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합참은 "실탄 삽탄이 원칙이며 해당 지침 변경을 보고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단순히 'K6 한 정의 실탄'이 아니다. 전시와 평시를 가르는 최전방 경계 개념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다.
"1군단만의 문제인가"
군 안팎에서는 이번 사안을 계기로 서부전선을 담당하는 1군단뿐 아니라 동부전선을 맡는 2군단과 3군단, 해안경계를 담당하는 각 지역 부대까지 경계태세를 전면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 군의 최전방 경계는 적의 도발에 '즉각 대응'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특히 GP·GOP는 북한군과 수백 미터에서 수㎞ 거리를 두고 대치하는 곳이다.
동부 산악지역을 담당하는 2군단과 3군단 역시 지형은 다르지만 대응 원칙은 동일하다. 동·서부 전선을 막론하고 유사시 즉각 대응 능력은 최전방 경계의 기본 요소다.
해안 경계도 마찬가지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접 지역과 동·서·남해 해안 초소는 북한 소형목선 침투나 무장공비, 미상 선박 접근 등을 가장 먼저 감시하는 최일선이다. 실탄 운용 원칙에 예외가 발생한다면 국가 경계체계 전체의 신뢰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오발 방지와 즉응태세 사이
물론 군이 오발 사고를 우려하는 이유도 분명하다. 최전방에서는 과거 K6 오발사고가 실제 발생했고, 북한이 이를 도발로 오인해 긴장이 고조된 사례도 있었다. 장병 안전과 우발적 무력충돌 방지는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오발 위험을 줄이는 방법과 즉응태세를 약화시키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한다.
경계작전의 핵심은 위협이 발생하는 순간 지체 없이 대응하는 것이다. 탄통에서 탄을 꺼내 삽탄하는 몇 초에서 수십 초의 시간이 실제 교전 상황에서는 치명적인 차이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에서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지는 부분은 합참이 해당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점이다.
경계작전 지침은 군 전체의 통일된 기준 아래 운영되는 것이 원칙이다. 만약 군단별 판단으로 운용 방식이 달라지고 상급부대의 통제와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면 이는 단순한 현장 지휘 문제가 아니라 지휘체계와 보고체계의 허점을 드러낸 사례가 될 수 있다.
이와 관련 합참은 현장 조사를 통해 지침 변경의 적절성과 절차 준수 여부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