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밸리=한유진 기자] 삼성전기가 글로벌 대형기업과 약 2951억원 규모의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AI 서버와 전장(자동차 전자장치) 중심의 고부가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계약은 2027년 공급 물량을 미리 확보한 장기 계약이라는 점에서 글로벌 고객사의 안정적인 수요를 선제적으로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금융감독원 공시(DART)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글로벌 대형기업과 2951억2000만원 규모의 MLCC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금액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11조3144억원)의 2.6% 수준이며 계약기간은 2027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1년이다. 계약 상대는 고객사 요청과 경영상 비밀 유지를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계약이 올해가 아닌 2027년 공급 물량을 대상으로 체결된 만큼 글로벌 고객사가 향후 생산계획에 맞춰 삼성전기의 공급 능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한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전장용 고성능 부품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장기 공급망 구축 전략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MLCC는 전기를 저장하고 공급을 안정화하는 핵심 전자부품으로 스마트폰, 서버, 자동차 등 대부분의 전자기기에 사용된다. 특히 AI 서버는 일반 서버보다 최대 10배 이상 많은 MLCC가 필요하며 고온·고전압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해야 하는 만큼 기술 진입장벽이 높다.
최근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확대는 삼성전기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AI 서버용 MLCC는 일반 제품보다 평균판매가격(ASP)과 수익성이 높아 제품 믹스 개선 효과도 기대된다. 증권업계는 AI 서버 확대에 따라 삼성전기의 AI용 MLCC 매출이 향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올해 들어 AI 관련 대형 수주를 잇달아 확보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글로벌 고객사와 약 1조5000억원 규모의 실리콘 커패시터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으며, 6월에도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약 4500억원 규모의 AI 서버용 MLCC 공급계약을 맺었다. 이번 계약까지 더해 AI 서버 핵심 부품 분야에서 글로벌 입지를 더욱 강화하게 됐다.
시장에서는 이번 계약이 향후 추가 수주로 이어질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증설이 본격화되면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핵심 부품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삼성전기가 AI와 전장 중심의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확대하면서 수익성 개선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