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밸리=임정은 기자] 소형 고무보트를 타고 충남 태안 해상으로 밀입국했다가 해경에 붙잡힌 중국인이 여러 차례 탈출을 감행해 온 현지 인권운동가로 밝혀졌다.
28일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태안 앞바다에서 체포된 인물이 중국 경찰 출신의 인권운동가 둥광핑이라고 보도했다.
둥광핑은 과거 군과 경찰에서 복무했으나 1999년 톈안먼 사태 관련 서한에 서명했다는 이유로 파면됐으며, 2014년에는 추모 행사에 동참했다가 중국 당국에 구금되기도 했다.
이후 둥광핑의 삶은 중국 당국의 감시를 피해 국경을 넘는 과정의 연속이었다. 이듬해 풀려난 뒤 가족과 태국으로 피신해 유엔 인권위원회로부터 난민 지위를 얻었지만, 태국 정부에 의해 다시 중국으로 강제 송환돼 국가권력 전복 선동 혐의로 징역형을 살았다.
2019년 출소 직후에는 대만으로 헤엄쳐 가려다 실패했고, 2020년 베트남으로 넘어가 2년 넘게 은신 생활을 이어가다 베트남 당국에 붙잡혀 또 한 번 중국으로 돌려보내지는 고초를 겪었다.
이번 한국행은 과거 유사한 방식으로 탈출에 성공했던 인물의 경로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알려졌다.
둥광핑을 돕는 중국계 캐나다인 성쉐는 둥광핑이 3년 전 제트스키를 타고 인천 앞바다로 밀입국했던 인권운동가 취안핑의 사례를 참고해 보트 승선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당시 취안핑은 한국에서 수개월간 수감 생활을 한 뒤 2024년 미국으로 건너가 망명 승인을 받았다.
성쉐는 "현재 캐나다에 딸이 살고 있는 만큼 둥광핑이 캐나다로 이주하기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과거 태국 탈출 당시 캐나다 정부가 난민 자격을 부여한 이력도 존재한다.
이에 대해 캐나다 이민·난민·시민권국은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특정 사안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그러면서도 캐나다는 연민과 존중을 바탕으로 난민을 보호하고 재정착을 지원해 온 전통이 있음을 상기시켰다.
한편 태안해양경찰서는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어선의 신고를 받고 경비함정을 급파해 고무보트에 타고 있던 중국인을 체포해 조사 중이다.
해경 관계자는 해당 인물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전하면서도 피의자의 구체적인 신원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확인을 거부했다.
외교부 역시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며 상세한 내용은 출입국 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법무부에 문의해 줄 것을 요청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