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밸리=한유진 기자]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7,000선을 돌파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에선 이제 ‘8천피’를 넘어 ‘1만피 시대’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공통적으로 “AI와 반도체 중심의 구조적 성장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며 한국 증시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를 이끄는 박연주 센터장은 “AI 인프라 투자는 아직 초기 국면이며, AI가 에이전트로 진화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구조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한국투자증권 리서치본부의 수장인 유종우 본부장은 “반도체를 비롯한 수출기업의 실적 급증이 코스피 상단을 높이고 있다”며 AI와 산업재 중심의 강세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을 제시했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증시는 글로벌 증시 가운데 여전히 ROE 대비 PBR이 가장 저평가된 시장 중 하나”라며 “이익 모멘텀이 유지된다면 1만피도 불가능한 수치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 ‘1만피 시대’ 오면 나타날 긍정적 변화들
우선 가장 큰 변화는 국민 자산 증가다. 국민연금과 개인 투자자의 금융자산 가치가 급등하면서 소비 여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2030 세대의 장기 투자 문화가 정착될 경우 부동산 중심 자산 구조가 금융투자 중심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나온다.
기업 측면에서도 대규모 변화가 예상된다. 시가총액 확대는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AI·반도체·로봇·우주항공 투자 확대의 기반이 될 수 있다.
KB증권 리서치본부를 총괄하는 김동원 본부장은 “AI 투자가 중동 리스크에도 속도를 줄이지 않고 있으며, 에이전트 AI 등장으로 투자 역시 가속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 증시의 PER은 여전히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또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의 조수홍 센터장은 “반도체 중심의 이익 성장은 2027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한국과 대만은 AI 산업 핵심 자원인 반도체를 보유한 전략 국가로 부각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 그러나 ‘버블의 그림자’도 커질 수 있다
반면 우려도 적지 않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것은 자산 양극화다. 주식 보유층과 비보유층 간 격차가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한국 경제가 반도체와 AI 중심으로 과도하게 쏠릴 가능성도 나온다. 현재 코스피 이익 상당 부분이 반도체 업종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정 산업 의존도가 지나치게 커질 경우 글로벌 경기 둔화 시 충격 역시 확대될 수 있다.
신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를 이끄는 윤창용 센터장은 “이번 7,000선 돌파는 단순 유동성 랠리가 아니라 이익 급증이 할인율 부담을 압도한 결과”라면서도 “향후에는 가격보다 이익 검증의 시간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의 이종형 센터장도 “3월 저점 대비 한 달 만에 30% 이상 급등한 만큼 단기 과열과 차익실현 압력이 누적돼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포모(FOMO) 매수세와 헤지 수요가 동시에 유입되며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 투자자들이 지금 가장 주목해야 할 변수들
전문가들은 현재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로 ▲AI 투자 지속 여부 ▲메모리 가격 흐름 ▲미국 금리 ▲유가 ▲외국인 수급을 꼽고 있다.
대신증권 양지환 리서치센터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완화와 실적 전망 상향이 맞물리며 강한 상승세가 전개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실적 기대가 꺾이거나 정책 동력이 약화될 경우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의 이승훈 센터장은 “서머랠리 이후 8~9월부터는 경기 심리 피크아웃과 반도체 투자 센티멘트 둔화가 나타날 수 있다”며 가을철 조정 가능성을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투자 전략 측면에서 ▲AI·반도체 핵심 대형주 중심 분산 투자 ▲전력·원전·로봇·에너지 인프라 등 AI 밸류체인 주목 ▲실적 기반 기업 중심 접근 ▲현금 비중 일부 유지 등을 조언하고 있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AI와 반도체 중심의 이익 증가가 단순 유동성 장세를 넘어 한국 증시 체질 자체를 바꾸고 있다”며 “다만 1만피 시대가 현실화되기 위해선 실적과 산업 경쟁력이 계속 뒷받침돼야 하며, 과열 구간에서는 변동성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