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밸리=임정은 기자] 정부가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 공동개발국인 인도네시아에 시제기 1대를 양도하는 방향으로 사실상 가닥을 잡았다. 인도네시아의 분담금 축소로 한때 흔들렸던 공동개발 구도가 ‘축소된 가치이전’ 방식으로 다시 정리되는 모습이다.
7일 방위사업청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한·인도네시아 양국은 지난 2월 KF-21 공동개발 사업의 가치이전 방안에 대해 실무 합의를 마쳤다.
이번 가치이전 규모는 인도네시아 측이 최종 부담하기로 한 6천억원 수준에 맞춰 조정됐다. 구체적으로는 KF-21 시제기 5호기 3천500억원, 참여 대금 및 기술이전 1천742억원, 개발자료 758억원 등으로 구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양도 대상인 시제기 5호기는 단좌형 기체로, 2023년 5월 첫 비행 이후 AESA 레이더 등 항공전자 성능 검증과 공중급유 시험에 투입돼 왔다.
당초 인도네시아는 전체 개발비의 20%인 약 1조6천억원을 분담하는 대신 그에 상응하는 가치이전을 받기로 했지만, 재정 여건 등을 이유로 납부가 지연됐고 결국 분담금은 6천억원으로 축소됐다.
이에 따라 한국이 제공할 가치이전 규모도 당초 1조6천억원에서 6천억원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이 과정에서 시제기 양도 여부도 재검토됐지만, 잠재 수출국인 인도네시아와의 방산 협력 틀을 유지하는 편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 입장에서도 군사적 활용성이 제한적인 시제기를 넘기는 것이 핵심 기술이전을 확대하는 것보다 부담이 덜하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읽힌다.
현재까지 인도네시아는 전체 분담금 6천억원 가운데 5천360억원을 납부했고, 남은 640억원은 올해 6월까지 완납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방사청은 잔여 분담금 납부가 모두 이뤄진 뒤 시제기와 개발자료 이전 시기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양국은 이와 별도로 KF-21 16대 수출 협의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이번 결정이 단순한 시제기 이전을 넘어 향후 양산기 수출과 동남아 방산 협력 확대의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