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밸리=권동혁 기자] 한국의 핵추진잠수함(SSN) 개발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10년 내 첫 실물이 나올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언급하면서도, 그 사이 잠수함 기술·전장 환경은 급격히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특히 AI·무인화 기술이 작전 개념을 뒤흔드는 상황에서 과거처럼 승조원을 많이 태운 대형 핵잠이 과연 최적의 선택인지에 대한 논쟁도 커지고 있다.
핵추진잠수함은 오랜 시간동안 ‘인력 중심 플랫폼’으로 설계돼 왔다. 그러나 2030년대 중반에는 상황이 달라진다.
AI 기반 추진·항법·위험탐지·탄도·순항미사일 관리체계가 표준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이 첫 핵잠을 완성할 때쯤 필요 승조원 규모는 절반 이하”라는 전망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해군전술 전문가는 “한국이 1척의 거대·고가 SSN을 만들기보다, AI 하이브리드·반무인 핵잠으로 인원·톤수를 줄여 3~5척 확보하는 것이 얕은 서해·복잡한 동해 작전에는 더 유리하다.”
즉 ‘수적 열세’가 아닌 ‘지능·기동’ 중심의 새로운 핵잠 개념을 고민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 미국은 이미 ‘무인 유령전력’을 준비 중…핵잠도 결국 AI 기반으로 간다
미국 해군은 핵잠 자체를 무인화하지는 않았지만, 핵잠 주변 ‘유령전력(Ghost Fleet)’은 이미 실전 배치 단계다. 실제적으로 ORS-UUV, ‘유령 잠수정’ 프로젝트, XLUUV ‘뮬(Mule)’, 핵잠을 따라다니며 정보·기만·지뢰제거 수행, DARPA 신형 AI-잠수함지휘체계, 인간이 개입할 필요를 최소화하는 적략이다.
미 해군 관계자는 디펜스 인터뷰에서 “향후 SSN-X는 현재보다 훨씬 더 적은 승조원으로 설계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즉 미국은 핵잠 전체를 무인화하지는 않더라도, 핵잠의 필수 승조원 최소화·AI 전투체계 통합·다중 무인 플랫폼 연동을 이미 현실 전제로 움직이고 있다.
◆ 중국은 더 무모하고 더 빠르다…“무인 핵잠 2025~2030 시험 가능성”
문제는 중국이다. 중국은 완전 무인 핵추진잠수함(UCAV-Submarine)을 향해 가장 공격적으로 움직이는 국가로 알려져 있다.
SCMP는 “중국이 AI 기반 원격·자율형 핵잠을 2025~2030 사이 첫 해상 실험할 수 있다”고 보도 워싱턴 POST는 “중국의 무인 핵잠은 전략적 오판의 위험이 극단적으로 높다”고 경고했다.
중국 군사소식통은 자국 한 언론에서 “소규모 원자로·자동항법·AI 무장 투사 체계 통합 실험이 이미 진척 중”이라고 주장했다.
심각하다는 것은 무모하다는 것이다. 중국은 전략적 안전장치·핵지휘통제 검증 없이 속도전으로 접근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중국의 실험은 위험성은 크지만, 동시에 “기술 검증이 되면 전 세계 핵잠 개발 판도를 흔들 변수”로 평가된다.
◆ 그렇다면 한국의 핵잠 무인·하이브리드 가능할까?
한국은 원자로 소형화 기술·정밀센서·저소음 추진·AI 통합체계·수중 SLBM 플랫폼 등 필수 기술의 70% 이상을 이미 자체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가 있다.
특히 한화, HD현대, LIG넥스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이 잠수함 체계·항법·무장·레이다·원자로 연계 산업에 두루 진입해 있어 ‘국가 통합 수중전 체계’를 꾸릴 기반은 탄탄하다.
한 해양전략 전문가는 “한국은 기존 미국식 SSN을 그대로 베끼기보다, 무인·AI·작은 승조원·다수 생산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얕은 서해에서 미·중 잠수함을 상대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미국형 거대 핵잠보다 한국형 지능·기동 중심 SSN이 군사적으로 더 적합하다.”고 말했다.
즉 완전 무인은 아직 위험하지만, ‘하이브리드 핵잠(부분무인+AI 통합)’은 한국이 가장 빨리 도달할 수 있는 영역이라는 뜻이다.
향후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개발은 단순한 ‘핵잠 보유 여부’를 넘어, 어떤 개념의 핵잠을 갖느냐가 핵심이 될 전망이다.
전직 해군 관계자는 “승조원은 100명에서 40~50명 이하로 하고, 톤수를 5000톤 대형화에서 동해·서해 최적화된 중형 핵잠으로 만들어야 하고, 1척 초고가를 대신해 중소형으로 3~5척 전력, 인간 중심 운용에서 AI 중심·무인 플랫폼 연동, 단순 은밀성에서 초저소음+지능형 회피·추적 기능이 가능한 핵잠을 구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