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밸리=권동혁 기자]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논란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 대상으로 알려진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29일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4ㆍ10 총선을 앞두고 정부 여당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사를 대리하는 김재훈 변호사는 이날 기자들에게 공지를 보내 "이 대사가 오늘 외교부 장관에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주호주대사로 임명된 지 25일만이다.
이 대사는 "저는 그동안 공수처에 빨리 조사해 달라고 계속 요구해왔으나 공수처는 아직도 수사기일을 잡지 않고 있다"면서 "저는 방산 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가 끝나도 서울에 남아 모든 절차에 끝까지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김 변호사가 전했다.
이 대사는 "그러기 위해 오늘 외교부 장관께 주호주 대사직을 면해주시기를 바란다는 사의를 표명하고 꼭 수리될 수 있도록 해주실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9월 이 대사가 국방부 장관이었던 시절 해병대 수사단이 경찰에 이첩한 채상병 사건 관련 기록을 회수하도록 지시하는 등 직권을 남용한 혐의로 고발했다.
공수처는 이 대사를 피의자로 입건하고 지난해 12월 출국금지 조치했으나 윤석열 정부는 지난 4일 주호주대사로 임명하면서 핵심 피의자를 해외로 도피시키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이 대사는 그간 채상병 사건에 외압을 행사하지 않았고, 군에 수사권이 없으므로 법리적으로도 직권 남용 혐의가 성립할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한편, 외교부 관계자는 이 대사의 사의 표명 처리에 대해 "향후 절차는 관련 법령에 따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