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밸리=임정은 기자] 여성의 낙태를 헌법상 권리로 인정한 판례가 폐기됐음에도 미국의 연간 낙태 건수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CNN 방송과 ABC 방송 등은 19일(현지 시각) 낙태권 옹호단체인 미국 구트마허 연구소가 보고서를 통해 2023년 한 해 동안 미국에서 102만6690건의 낙태가 이뤄졌다고 추산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의 연간 낙태 건수가 100만 건을 넘어선 건 2012년 이후 첫 사례다.
특히 보고서는 연방대법원의 낙태권 폐기 결정 이후 낙태를 금지한 보수 성향 14개 주를 제외한 나머지 주만 따져본다면 25% 이상 낙태 건수가 늘어난 셈이 된다고 했다.
다만 보고서는 낙태를 금지하는 주와 지리적으로 가깝지 않은 여타 지역에서도 낙태 건수 자체는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낙태를 금지한 주들이 아닌 여타 주들은 여성의 건강권 보호 측면에서 낙태 접근권을 확대하거나 재정 지원을 늘린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먹는 낙태약'이 널리 보급된 것도 낙태 건수의 증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구트마허 연구소는 별개의 보고서에서 2023년 한 해 미국에서 이뤄진 모든 낙태의 63%에 해당하는 64만2천700건이 미페프리스톤 등의 경구용 낙태약을 이용해 이뤄졌다고 추산했다.
해당 단체는 지난 2001년만 해도 경구용 낙태약을 이용한 낙태는 전체의 10%에도 못 미쳤으나 2020년에는 전체의 53%를 차지하는 등 빠른 속도로 사용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