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의사, 국민 생명 볼모 집단행동 즉각 멈춰라...생명 살리는 본질 잊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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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의사, 국민 생명 볼모 집단행동 즉각 멈춰라...생명 살리는 본질 잊지 말아야
  • 이슈밸리
  • 승인 2024.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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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이슈밸리=사설] 정부의 의대 정원 2천 명 확대에 반발해 의사들이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 대형 병원 전공의인 인턴·레지던트들이 집단 사직서를 내고 병원을 떠나고 있다. 

빅5 대형 병원은 물론 암 환자를 전문으로 치료하는 일산 국립암센터도 이에 동조하고 있다. 생사가 오가는 환자의 생명을 볼모로 의사들이 집단행동을 하는 것이다. 당분간 의료공백은 불가피해졌다. 

의대 정원 확대에 이처럼 반발하는 나라가 있는지 봤더니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유사한 사례를 찾아보기는 힘들다.  

이웃 일본의 경우 지난 10년간 의사 수가 약 4만 3000명을 늘렸고 독일은 의대 정원 9000명에서 1만5000명 가량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우리와 인구수가 비슷한 영국은 오는 2031년까지 의대 정원을 우리(2천명)보다 약 7.5배 더 많은 1만 5000명을 더 뽑기로 했다. 

영국과 독일, 일본은 물론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든 의사들이 의대 정원 확대 문제로 파업한다는 현지 보도는 들어본 적이 없다.

코로나19 등 전 세계적인 바이러스에 대응해 의대 정원 확대는 나라마다 불가피한 현실이 됐기 때문이다. 오직 한국에서만 일어나는 기이한 현상인 셈이다.  

왜 이런 차이가 날까. 다양한 분석이 있지만 가장 근본적으로 의사로서의 사명과 직업윤리에 대한 근본 출발점에서 차이가 난다는 분석이 있다. 

외국의 경우 사람의 생명을 살리려 의대를 지원하고 공부하고 그 사명감으로 버티는 반면, 한국의 경우 출세와 성공, 돈 때문에 의사가 되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란 것이다.  

이것이 아니라고 부정하고 싶다면 매일 같이 야근에 밤샘 수술 등 열악한 환경을 보완하려는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를 환영해야 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이렇게 집단 반발하고 환자 수술을 내팽개치는 경우가 어디 있을까. 

정부는 결국 비대면 진료 전면 확대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집단행동 기간에만 한시적으로 운영한다고 했지만 여차하면 이번 기회를 통해 비대면 진료를 전국적으로 시행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의대 정원 2천 명 확대가 의사들에게 큰 태풍이라고 한다면 비대면 진료 확대는 의료계의 큰 지각변동이다. 

비대면 진료란 정부가 허가한 의료인력이 각종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TV 화면 등으로 언제 어디서든 환자를 만나 진료하는 것이다. 물론 비대면 진료가 대면 진료를 본질적으로 대신할 수 없으나, 코로나19와 예측 불가한 바이러스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거동이 불편하고 건강이 안 좋은 환자들에게 비대면 진료는 가뭄의 단비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  

비대면 진료가 전격 시행되면 의사들 입장에서는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으려 할 텐데 일단 국민이 비대면 진료가 편하다고 인식이 되면 그때부터는 정부나 의료계나 이를 막을 방법은 사라진다.  

정부도 그간 비대면 진료 확대가 의료계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전면 시행을 미루어 왔는데 의사단체들이 집단 반발하고 의료공백이 생기면서 비대면 진료 확대를 서두들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지난 2000년 의약분업 사태로 의사들이 집단 반발할 당시는 정부가 대응을 마땅한 카드가 없어 결국 손들었지만, 지금은 스마트폰 보급 확대 등으로 비대면 진료가 언제든 가능한 스마트 원격 시대가 됐다. 좀 다른 경우지만, 교육부는 코로나19 기간 그 어렵다는 유치원, 초등학생들에게 원격 수업을 진행해 성공했다. 

그만큼 정부 스스로 비대면, 원격에 대한 노하우가 쌓여 있다는 뜻이다. 꼭 비대면 진료 확대를 막고자 해서가 아니라, 지금이라도 모든 의사, 전공의들은 병원으로 복귀해 생명이 오가는 자신의 환자를 돌보고 치료해야 한다. 그것이 의사의 본질이자, 본업이다. 그 어떤 것이든 국민이 지지하지 않으면 그것에 힘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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