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문화] 드라마 ‘연인’과 ‘고려거란전쟁’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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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문화] 드라마 ‘연인’과 ‘고려거란전쟁’ 박수를
  • 이슈밸리
  • 승인 2024.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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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사진=KBS)

 


[이슈밸리=윤대우 기자] 운 좋게 MBC 대하사극 ‘연인’과 KBS ‘고려거란전쟁’ 단역으로 출연하게 되었다. 지난 2017년 KBS 드라마 ‘마녀의 법정’에서 형사 역할로 한번 출연한 게 인연이 되었다. 그렇다고 본업이 있기에 전적으로 나설 수는 없는 노릇, 주말 등을 이용해 몇 번 경험을 쌓았다. 기자는 다양한 경험을 해보면 좋다.  

‘연인’의 마지막회는 안면도 촬영이었다. 이장현(남궁민 분) 도련님의 칼에 맞아 멋지게 쓰러져 있는 의병 역할이었다. 막상 TV방송 화면에는 모래사장에 얼굴을 처박고 있는 뒷모습만 나왔다. 서해안 밀물 때라, 바닷물이 빠르게 해변으로 올라와 축축한 해변에 눕기를 여러 번 반복했다.  

마지막회 촬영은 더욱 진지했고 장엄했다. 이장현이 관군의 화살에 맞아 전사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드라마가 끝났으니 엄연히 스포일러(Spoiler)는 아니다. 이날 이장현은 액션 배우들과 연기 동선을 여러 번, 아니 수십 번 맞췄다.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 감독은 좋다 해도 본인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또다시 했다. “이래서 톱스타구나” 생각했다.  

톱배우들은 식사도 화장실도 따로 할 줄 알았다. 그런데 보조출연자들과 똑같이 먹고 쉬고 했다. 그 누구보다 열정과 정성을 다해 촬영에 임했다. 나태함과 거만한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남궁민만 그랬을까.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열정과 노력 덕분에 사극 드라마 ‘연인’은 MBC 연기대상 9관왕을 싹쓸이 했다.   

KBS ‘거란고려전쟁’에서 역할은 정1품 병사였다. 창과 방패를 연신 들고 있었다. 현재 방송 중이라 자세한 내용은 담지 못한다. 다만, 촬영장에서 지켜본 김한솔 PD와 최근 장렬하게 전사한 지승현 배우가 꽤 인상 깊었다. 

보통 드라마 PD들은 카리스마는 기본이고 다가서기 어려운 포스가 느껴진다고 한다. 그런데 김한솔 PD는 일단 연기자와 스태프들에게 동네 형처럼 친근하게 다가섰다.

식사하는 보조연기자들에게 먼저 다가와 인사하는 PD는 처음 봤다. 하지만 디테일한 연기가 필요한 부분에서는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었다. 다만, 촬영장에서 연기자나 스탭을 존중하며 연기를 지시했다. 그는 KBS 차세대 에이스 PD가 분명해 보였다. 겸손함과 꼼꼼함으로 무장한 실력파였다. 

지승현 배우는 제2의 최수종이 될 가능성이 큰 배우다. 지승현 배우는 알다시피 영화 ‘바람’에서 ‘꺼지라~이 XX“ 대사 한 마디로 존재감을 널리 알렸고 이후 선이 굵은 액션영화, 누아르 작품에 자주 등장했다. 

고려를 살린 양규 역할은 그에게 너무 잘 어울리는 배역이었다. 언제 배웠는지 그의 말 타는 솜씨는 일품이었다. 말을 타고 산 비탈길을 빠르게 오르는 역할을 수십 번 반복했다. PD의 거듭된 요구에도 인상 한번 쓰지 않고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촬영장을 압도했다. 그 역시 언행에 겸손함이 묻어 있었다. 연기자, 보조출연자, PD, 스테프 모두 고생이 많았다. 

KBS ’고려거란전쟁‘은 매회 박진감 넘치는 연출로 시청률 두 자리를 지키며 안방극장의 화제를 불러 모으고 있다. TV수신료 분리 징수로 앞으로 먹고살기를 걱정해야 할 KBS로선 다른 미디어에서는 엄두도 못 할 ’고려거란전쟁‘ 같은 블록버스터급 작품 몇 개만 잘 나온다면 연간 광고 매출은 충분히 보장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물론 착각은 자유다.

아쉽게 올해 모든 방송에서 드라마 제작 편수는 크게 줄어든다고 한다. 코로나19 여파와 경제불황으로 제작비와 인건비가 너무 올랐고 투자 대비 시청률이나 광고 수익 감소가 그 이유다.

경기 불황일수록 시청자들은 ’연인‘ ’고려거란전쟁‘ ’서울의봄‘ 같은 역사물에 열광한다. 과거 역사와 인물의 명암(明暗)을 통해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를 반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MBC ’제5공화국‘ 같은 드라마를 2024년 판으로 만들면 시청률은 보장될 듯하다. 

아울러 제작비, 예산 문제로 ’연인‘과 ’고려거란전쟁‘ 같은 역사물 드라마 제작이 어렵다면,  최근 ’서울의 봄‘ 같이 일반 펀딩을 조성해서 만들어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영화계에서는 제작 펀딩 조성은 일반화됐지만 그동안 드라마에서는 걸음마 단계라 할 수 있다.

다만, 2022년 큰 인기를 모았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재벌집 막내아들‘ 등은 제작사가 제작비 일부를 외부 투자자들로부터 자체 조달한 상태에서 국내외 OTT에 방영권을 판매해 수익을 올렸다. 제작비의 상당 부분을 직접 조달했기 때문에 제작사는 드라마 IP(지식재산권)를 확보했고, 여러 OTT와 채널에 판매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제작비가 큰 역사물, 시대극 등에서는 일반 드라마보다 다양한 형태의 펀딩이 필요해 보인다. 단순 광고 협찬 외 시청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펀딩 방식은 점차 위축되고 있는 K드라마 콘텐츠 활성화를 위해 적극 고려해 볼 만한 시도라고 본다. 

아무튼 이 추운 날에도 새벽같이 일어나 작품 만들기에 여념이 없는 모든 연기자와 스태프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앞으로 방영을 앞두고 있는 tvN의 '세작, 매혹된 자들'이나 SBS '재벌'×형사'도 흥미로운 작품이 될 것이다. 자세히 살펴 보면 필자가 어디엔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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