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밸리=칼럼] 평소와 다름없는 평일 오후 시간이었습니다. 밖에서 환자를 응대하던 간호사가 황급하게 순서가 아닌 환자분을 모시고 들어왔습니다. 접수도 되기 전에 진료실부터 들어오게 된 그 환자는 제 나이 또래의 남자였습니다.
저는 이 환자가 어디서 물벼락을 맞고 왔는 줄 알았습니다. 그 정도로 머리부터 옷까지 땀으로 모두 흠뻑 젖어있었던 환자는 가슴을 움켜쥐고 쓰러질 것 같은 걸음으로 들어와 가슴이 너무 아프다는 얘기를 간신히 저에게 건넸습니다.
얼른 침대에 누이고 혈압을 재봤더니 수축기 혈압이 60도 되지 않을 정도의 상태였습니다. 병원은 발칵 뒤집혔고 도대체 왜 이런 환자가 이런 작은 동네 가정의학과 의원에 오게 되었는지 영문을 알 수가 없었지만, 어찌 되었건 지금 당장은 이 사람이 생명이 붙어 있는 채로 근처 심혈관 센터가 있는 종합병원으로 보내야 한다는 생각 밖에는 할 수 없었습니다.
어쨌든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응급처치를 시행하면서 119가 빨리 오기만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다행히 119가 올 때까지 환자의 의식과 호흡은 유지가 되고 있었고 병원으로 이송되는 가운데에도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혹시라도 가다가 심폐 소생술을 하게 될 경우를 대비해서 대기하시는 환자분들한테 양해를 구하고 제가 직접 119에 동승하고 근처 종합병원 응급실까지 갔습니다.
다행히 이 환자는 큰 문제 없이 10분 거리에 있는 응급실로 이송할 수 있었고 저는 다시 택시를 타고 저희 병원으로 돌아왔습니다.
이 환자는 이 지역 사람도 아니었고 운전하며 병원 앞을 지나가는 중이었다고 합니다. 운전하고 오는 내내 가슴이 너무 아파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그냥 저희 병원이 보이길래 차를 주차장에 세울 겨를도 없이 길가에 버려두고 무작정 저희 병원으로 올라왔다는 겁니다.
아마도 의사분들이라면 이 환자의 상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다 아시겠습니다만, 많은 분들을 위해 이 환자를 이 글에서 소개하는 이유를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왜 이 환자가 심각한 환자인지, 왜 119를 타고 큰 병원으로 가는 10분의 시간조차도 안심할 수 없는 환자였던 것인지, 왜 당뇨병의 합병증을 얘기하는 중에 이러한 환자의 얘기가 나왔는지에 대한 설명을 드려야할 것 같습니다.
이 환자는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보셨을 ‘급성 심근 경색’이라는 병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심장은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장기임에도 불구하고 이 심장을 먹여 살리는 혈관은 가느다란 혈관 세 가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한 가닥이 가느다란 볼펜 두께 정도밖에 되지 않으니 우리의 생명은 겨우 볼펜 두께 만한 혈관으로 유지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혈관을 ‘관상동맥’이라고 합니다. 왕관 모양으로 심장을 감싸고 있다해서 관상동맥이라고 하는데 영어로는 coronary artery(코로나리 아떼리) 라고 부릅니다.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이름인 ‘코로나’라는 말이 여기서도 나오는데 코로나 바이러스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왕관 모양처럼 생겼다 해서 그렇게 이름이 정해진 것이니 어려워 보이는 의학용어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참 별거 아닙니다.
아무튼 이 관상동맥도 혈관이기 때문에 혈관의 건강 상태가 이 관상동맥의 건강 상태로 직결되고 관상동맥이 건강하지 못해 동맥경화가 생기고 막히게 되면 그 혈관이 먹여 살리던 심장의 근육들이 괴사가 되는데 그러한 상태가 바로 ‘심근경색’입니다.
심장의 근육이 괴사가 될 정도로 관상동맥이 좁아지고 막히게 되면 전형적인 흉통이 나타나고 그러한 증상이 있을 때 의사들은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관상동맥을 찾아 들어가 막힌 곳을 넓혀주는 치료를 하게 됩니다. 이러한 시술을 ‘관상동맥중재술’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환자를 이송하고 병원으로 돌아온 뒤 한, 세 시간 정도 지났을 때 제가 환자를 이송했던 병원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관상동맥 중재술을 잘 마쳤고 환자는 중환자실에서 안정을 찾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해줬습니다.
관상동맥 세 가닥이 모두 막혀있는 아주 심각한 상태였고 어떻게 살아서 거기까지 갔는지 모르겠다고 정말 지옥문 앞까지 갔다 온 환자 아니냐며 같이 웃었습니다. 그렇게 웃을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이틀 뒤 그 환자분은 건강한 모습으로 병원에 과일을 한아름 사가지고 오셨고 그날의 일들을 무용담처럼 한참 동안 나누고 가셨습니다.
그러나 이제 가장 중요한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그것은 바로 제 나이 또래의 이 남자가 왜 이런 심근경색으로 지옥문 앞까지 갔다 왔어야 했는지 그 이유 말입니다. 그것은 바로 이러한 관상동맥 질환이 바로 가장 대표적인 당뇨병의 대혈관 합병증이라는 사실입니다. 또 다른 당뇨병의 대혈관 합병증인 뇌혈관 질환도 마찬가지입니다.
관상동맥에서 일어나는 일이 뇌혈관에서 벌어지면 그것이 바로 뇌경색입니다. 이 또한 우리의 삶을 얼마나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질환인지는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아도 다 아실 것입니다. 이러한 당뇨병의 대혈관 합병증들은 혈관을 망가트리는 고혈압과 고지혈증과 같은 질환이 동반될 때 그 정도가 훨씬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결국 당뇨병을 관리하는데 있어서 동반된 고혈압, 고지혈증과같은 병을 관리하는 것은 이 대혈관 합병증을 예방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으실 겁니다.
지금까지 의사 생활을 해오면서 가족에게 인사도 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는 슬픔을 적지않게 보게 되었습니다. 아버지가 사우나에서 잠든 것처럼 누워계신 채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 딸, 밭에 일을 하러 나간다던 아버지를 밭고랑 사이에서 그 다음 날 아침에서야 발견한 아들, 낮잠 자러 들어간다고 자기 방에 들어간 아들을 아무리 깨워도 일어나지 않더라며 눈물짓던 어머니,
잠깐 음식쓰레기 버리러 내려갔다 왔는데 그새 잠든 줄 알고 남편을 타박했다는 할머니, 병원 앞 공원 산책하던 중 갑자기 잡은 손 스르르 놓으면서 주저앉는 남편을 살려달라고 병원까지 뛰어 올라오셨던 아주머니.
이 분들을 보면서 언제가는 이별은 다가오는 것이고 그 이별은 언제나 슬픈 것이지만 최소한 이런 허망한 이별은 하지 않도록 도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더욱 당뇨병의 대혈관 합병증이 무엇인지, 이를 막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지겨울 정도로 잔소리해야겠다고 결심을 하게 됩니다.
[Issue Valley = Director Lee Dong-joo] It was a weekday afternoon as usual. A nurse who was responding to a patient outside rushed in with a patient who was not in order. The patient who came in from the clinic before he could be registered was a man my age.
Director Lee Dong-joo of the Family Medicine Department of Hedream
Director Lee Dong-joo of the Family Medicine Department of Hedream
I thought this patient had been hit by a water splash somewhere. The patient, who was soaking wet with sweat from head to clothes, barely told me that his chest hurt so much when he came in with a grip on his chest and almost collapsed.
I quickly lied down on the bed and measured my blood pressure, and my systolic blood pressure was less than 60. The hospital turned upside down, and I couldn't understand why this patient came to this small family medicine clinic, but I couldn't help but think right now that he should be sent to a general hospital with a nearby cardiovascular center with life attached.
Anyway, I had to wait for 119 to come quickly while implementing the first aid that could be done here. Fortunately, the patient's consciousness and breathing were maintained until 119 came, and I didn't know what would happen even when I was taken to the hospital, so I asked for understanding from patients waiting in case of cardiopulmonary resuscitation.
Fortunately, this patient was able to be transported to the emergency room 10 minutes away without any major problems and I took a taxi back to our hospital.
This patient was not a local person and was driving in front of the hospital. My chest hurt so much that I couldn't stand it, so I just saw our hospital, so I left my car on the side of the road without even having time to stop in the parking lot and came up to our hospital.
Perhaps doctors all know what this patient's situation means, but I think I should tell you why I'm introducing this patient in this article for a lot of people.
I think I have to explain why this patient is a serious patient, why even the 10 minutes to go to a large hospital by 119 was a patient who could not be relieved, and why this patient was mentioned while talking about complications.
This patient is typical of a disease called "acute myocardial infarction" that anyone may have heard of at least once. Although the heart is the most important organ in our body, the blood vessels that feed this heart are made up of three thin strands of blood vessels. One strand is only about the thickness of a thin ballpoint pen, so our lives are maintained by a blood vessel only about the thickness of a ballpoint penIt's no exaggeration to say.
This blood vessel is called the coronary artery. It is called the coronary artery because it surrounds the heart in the shape of a crown, and it is called the coronary artery in English. The word "COVID-19," which is very familiar to us, comes out here, and the coronavirus is also named because it looks like a crown if you look into it under a microscope, so it's not a big deal considering that it's a difficult medical term.
Anyway, since this coronary artery is also a blood vessel, the health of the blood vessel is directly linked to the health of this coronary artery, and when the coronary artery is unhealthy, arteriosclerosis occurs and blocked, the muscles of the heart fed by the blood vessel become necrosis.
When the coronary artery becomes narrow and blocked enough to cause necrosis of the heart muscle, a typical chest pain occurs, and when such symptoms occur, doctors visit the coronary artery and treat it to widen the blockage because it is a problem directly related to the patient's life. This procedure is called 'coronary artery intervention.
After transporting the patient like that and returning to the hospital, about three hours later, I got a call from the hospital where I transferred the patient. The coronary intervention was successful, and the patient reported good news that he was stabilizing in the intensive care unit.
He was in a very serious condition with all three coronary arteries blocked, and he laughed with me, saying, "I don't know how I got there alive." It was a relief that I could laugh like that. Two days later, the patient brought a bunch of fruit to the hospital in good health and shared the day's events for a long time.
But I think I have to say the most important thing now.
That's why this guy my age should have gone all the way to hell with this myocardial infarction. That's the fact that this coronary artery disease is the most representative complication of diabetes. The same goes for cerebrovascular disease, another major vascular complication of diabetes.
When what happens in the coronary artery happens in the cerebrovascular system, that's cerebral infarction. You'll know how much of a disease it's also taking our lives to the bottoming out any further explanation. These major vascular complications of diabetes can be much worse when accompanied by conditions such as hypertension and hyperlipidemia that destroy blood vessels, so eventually managing diseases such as hypertension and hyperlipidemia is very important in terms of preventing these major vascular complications.
As I have been a doctor so far, I have seen a lot of sadness of dying without saying hello to my family. A daughter who heard that her father was found lying asleep in a sauna, a son who found her father who was going to work in the field the next morning in a furrow, and a mother who cried, "No matter how much I woke up her son who went into his room to take a nap, he said,
An old lady who went down to throw away food waste for a while and blamed her husband thinking he was asleep, and an old lady who ran up to the hospital to save her husband who suddenly collapsed while taking a walk in the park in front of the hospital.
Looking at these people, I think that someday the breakup will come, and that breakup is always sad, but at least I should help them not to have such a vain breakup. So I decided to nag enough to the point where I'm tired of what the big vascular complications of diabetes are and what I should do to prevent i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