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밸리=윤대우 기자] 대통령 취임 후 한국을 처음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번째 관심사는 반도체였다. 바이든 대통령의 첫 일정 역시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방문이었다.
역대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정상회담을 하면 안보에 초점을 맞췄다면,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 공급망 확보에 방점을 찍었다.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첫 만남을 갖고 한미간 경제안보동맹을 한층 강화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삼성전자 평택 공장에서 연설을 통해 "오늘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은 한미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한미 관계가 첨단기술과 공급망 협력에 기반한 경제안보동맹으로 거듭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께서도 우리 반도체 기업들의 미국 투자에 대한 각종 인센티브의 제공뿐 아니라 미국의 첨단 소재·장비·설계 기업들의 한국 투자에도 큰 관심을 가져주시길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한미가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이라는 전통적 수식어에 반도체를 기반으로 한 경제안보동맹을 강화하자고 역설했다. 아울러 미국에 투자하는 국내 기업에 대한 각종 인센티브 지원을 바이든 대통령에게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역 세일즈를 한 셈이다.
전 세계 반도체 산업은 시스템반도체 영역에서 설계와 생산으로 나눠지는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는 위탁 생산기업(파운드리) 업체들이고 퀄컴과 엔비디아 등은 반도체 설계를 하는 기업들이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삼성전자를 찾은 이유는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의 절반 이상(52%)를 차지하고 있는 대만 TSMC의 비중을 줄여 삼성전자 점유율 확대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 미국의 대표 IT 기업들이 대만 반도체 공급 편중이 심한데,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대만이 정치적 이유로 언제든지 반도체 공급망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도 북한 핵의 위협을 받고 있지만, 미국은 한국의 안보를 굳건히 뒷받침하면서 안전한 반도체 공급망 확보해 나서겠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미국과 한국 기업들은 전 세계 경제에서 공급망 복원력과 안보를 강화할 수 있다면 굉장히 양국에 많은 이득이 될 것"이라며 "삼성 같은 기업을 가진 한국 같은 나라에서 기술 혁신이 앞으로 계속 활발하게 전개되고 또 양국이 기술 동맹을 통해 경제 안보 협력을 위해 노력할 때 앞으로의 더 많은 발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향후 한국 정부와 미국 정부는 '한미 반도체파트너십 대화'(SPD) 등의 채널을 활용해 글로벌 공급망 현안 관련 공조를 강화하면서 양국 반도체 산업의 성장 및 업계 간 협력 촉진을 위한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