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파업 일주일...이송 지연은 물론 심정지 환자 사망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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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파업 일주일...이송 지연은 물론 심정지 환자 사망 발생
  • 권동혁 기자
  • 승인 2024.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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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이슈밸리=권동혁 기자] 정부의 의대 증원 확대 방침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가운데 80대 심정지 환자가 결국 사망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병원 이송에만 2시간가량 걸리는 등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대전시 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20일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전공의 집단 이탈 사태로 인한 구급대 지연 이송 건수는 모두 23건으로 집계됐다.

먼저 의식 장애를 겪던 80대 여성 A씨는 심정지 상태로 구급차에 실려 갔지만 병상 없음, 전문의·의료진 부재, 중환자 진료 불가 등 사유로 병원 7곳에서 수용 불가 통보를 받았다.

53분 만에야 대전 한 대학병원에 도착한 후 A씨는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다.

또 40대 남성이 경련을 일으켜 구급차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의료진 파업 등 사유로 병원 8곳으로부터 수용 불가를 통보받은 뒤 37분 만에야 한 대학병원에 이송됐고 30대 외국인 여성이 복통과 하혈 등의 증세로 구급차로 병원을 찾았으나 병원 14곳에서 거부당해 3시간 만에야 대학병원으로 옮겨졌다.

아울러 혈뇨와 옆구리 통증, 고열 등 증세를 호소한 70대 여성이 병원 12곳에서 수용 불가를 통보받자 1시간 만에 결국 자차를 이용해 서울 소재 병원으로 간 사례도 있었다.

부산에서도 현재까지 이송 지연 건수는 42건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6건은 부산에서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지 못해 다른 시도로 이송됐다. 이송 시간이 가장 오래 걸린 경우는 2시간가량이다.

부산 부산진구에서 다리를 다친 70대 여성은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을 찾다가 결국 경남 창원의 한 병원으로 옮겨졌다.

소방당국은 언제든 이송 지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상황을 면밀히 살피는 한편 의료 현장의 혼란을 고려해 비응급 상황 시 119 신고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현재 전체 의사 930여 명 중 192명에 해당하는 전공의 상당수가 사직서를 낸 분당서울대병원은 전문의들이 전공의를 대신해 당직 근무에 투입되면서 주요 진료과의 신규 외래 진료는 아예 불가한 상태다.

병원 측은 비응급 수술 일정을 뒤로 미루며 최대한 응급 수술에 차질이 없도록 조처하고 있다.

하지만 병원 측은 응급실, 암 병동, 중환자실 또한 전공의 사직 사태 이전보다 수술 대기 기간이 전반적으로 길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충북대병원 응급실과 도내 유일의 신생아 집중치료실에선 이탈한 전공의 자리를 전문의가 하루걸러 3∼4일에 한 번꼴로 당직을 서가면서 채우고 있다.

전남대병원의 경우 일부 중환자실 전문의들이 피로감에 '번 아웃'을 호소해, 이탈 전공의 일부가 환자를 보살피기 위해 복귀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공의 이탈뿐만 아니라 전공의 수련을 위해 병원으로 와야 할 신규 인턴들의 임용 포기, 전공의의 자리를 메우고 있는 전임의들의 재임용 포기 마저 속출하고 있다.

전공의 이탈 사태로 수술은 30%, 일반병실 가동률은 50%가량 평소 대비 감소했는데 전공의 공백을 메우던 전임의가 절반가량 빠져나가게 되면 이마저도 유지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사태가 악화 일로를 걷는 가운데 정부는 전공의들에게 복귀 마지노선을 29일로 제시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집단행동 중인 전공의들에게 "지금 상황의 엄중함을 직시하고 마지막으로 호소한다"며 "29일까지 여러분들이 떠났던 병원으로 돌아온다면 지나간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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