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나발니 급사 후 검열-통제 한층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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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나발니 급사 후 검열-통제 한층 강화
  • 임정은 기자
  • 승인 2024.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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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이슈밸리=임정은 기자]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사망 사건과 관련해 의구심이 커지고 있자 당국이 곳곳에서 검열과 통제를 한층 강화하고 나섰다.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은 20일(현지 시각) 나발니의 친동생 올레그 나발니가 러시아 내무부의 수배 명단에 두번째 올랐다고 보도했다.

내무부 관계자는 경찰이 올레그에 대한 새로운 형사 사건을 수사하기 시작했다면서도 구체적인 혐의는 공개하지 않았다.

올레그는 앞서 2022년 1월 다른 사안으로 수배 명단에 올라있다.

올레그는 2021년 형인 나발니의 석방 요구 시위를 벌인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방역 위반 혐의로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으나 당국은 올레그가 보호관찰을 따르지 않았다며 수배 명령을 내렸다.

이같은 당국의 조치는 나발니가 지난 16일 시베리아 교도소에서 의문사한 이후 유족들이 그의 시신이라도 보여달라고 호소하는 와중에 나온 것이다.

러시아 당국은 나발니 추모 물결에도 강경 대응을 고수하며 지금까지 추모객 등 최소 400명을 체포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인권단체 OVD-인포를 인용해 체포 명단에는 추모 예배를 열려던 신부 등이 포함됐으며 이같은 체포 인원은 2022년 9월 우크라이나전 동원령 반대 시위 이후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NYT는 푸틴 대통령이 3월 대선에서 5번째 임기를 확정할 때까지는 크렘린궁이 탄압을 제한할 것으로 관측됐지만 이제는 이같은 체포가 더 광범위한 탄압의 예고로 이어질지 우려된다고  전했다.

나발니의 정치적 동지이자 '포스트 나발니' 중 한명으로 꼽히는 야권 인사 일리야 야신도 옥중에서 위협을 감수하겠다고 호소했다.

야신은 변호사와 주고받은 연락에서 나발니의 죽음과 관련해 "속에서 어두운 공허함이 느껴진다"며 "고통과 공포가 참을 수 없을 지경"이라고 했다. 이어 "누가 죽였나 나는 그것이 푸틴이라고 확신한다"며 "푸틴은 그럴 동기와 기회를 가졌다"고 주장했다.

야신은 그러면서 "내게도 위험이 있다는 것을 나도 안다"면서 "내 목숨은 푸틴 손에 달렸고 지금 위험에 처했지만 나는 독재에 맞서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앞서 나발니의 부인인 율리아 나발나야도 돌연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이 차단되는 일을 겪었다.

율리아의 엑스 계정은 약 45분간 '이 계정은 X 운영 원칙을 위반했으므로 일시 정지됐다'는 메시지만 표시됐다.

러시아 보안당국은 반역죄 카드도 꺼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했다는 이유로 미국과 러시아 이중국적자인 33세 여성을 반역죄로 기소했다.

이에 현지 법률단체는 이 여성이 체포된 명목이 우크라이나 자선단체에 51.80달러를 기부했다는 것이라고 맞섰다.

유럽에서는 앞서 우크라이나로 망명했던 러시아 조종사가 막심 쿠즈미노프가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쿠즈미노프의 죽음이 유럽 영토에서 러시아가 명령한 암살에 따른 것인지 의심된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친푸틴 블로거인 세르게이 마르코프는 "이같은 뉴스는 모두에게 우크라이나 정권과 절대 손잡지 말고 목숨부터 구하라는 점을 상기시킨다"고 독설했다.

러시아 당국은 여론 통제를 강화하기도 했다.

모스크바 법원은 간첩 혐의로 붙잡혀 있는 에반 게르시코비치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의 재판 전 구금 기간을 다음 달 30일까지로 연장했다.

러시아 법무부는 또 20일 미국 의회 자금을 지원받는 자유유럽방송(RFE/RL)을 '부적격 조직' 명단에 올리고 활동을 금지했으며 RFE 알수 쿠르마세바 기자의 구금 기간도 4월 초까지로 연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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