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밸리=임정은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혼 소송 중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2심에서 재산분할 액수를 사실상 1조원대에서 2조원으로 상향했다.
분할을 요구하는 재산의 형태도 최 회장이 보유한 주식에서 현금으로 바꾸고 위자료 요구액도 증액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가사2부는 지난 8일 인지액을 47억여원으로 상향 보정하는 명령을 내렸다.
1심 때 인지액은 34억여원이었는데 이는 노 관장이 지난 5일 항소취지 증액 등 변경신청서를 낸 결과다.
보정된 인지액을 민사소송 인지법과 가사소송수수료 규칙을 토대로 역산해 보면 노 관장의 총 청구액은 2조30억원으로 계산된다.
노 관장이 지난해 3월 최 회장의 동거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을 상대로 30억원의 위자료 소송을 제기한 점 등을 고려하면, 변경된 청구 내용은 '위자료 30억원·재산분할 현금 2조원'으로 분석된다.
노 관장은 1심에서 최 회장이 소유한 SK 주식 현물을 중심으로 재산분할을 요구했다. 하지만 주식 가치 하락과 항소심 과정에서 추가 확인된 액수 등을 대거 반영해 청구 취지를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
노 관장이 1심에서 최 회장에게 요구한 구체적인 조건은 위자료 3억원과 최 회장의 SK㈜ 주식 가운데 50%(649만여주) 등 재산분할이었다.
그러나 1심은 SK 주식에 대해 노 관장이 형성과 유지, 가치 상승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고 볼 수 없는 '특유재산'으로 판단해 재산 분할 대상에서 제외했다. 대신 위자료는 1억원, 재산분할은 부동산·예금 등 현금 665억원만 인정했다.
그런데 SK 주당 가격은 1심 선고 당시인 2022년 12월 20만원대에서 올 초에는 16만원대로 주저앉았고 이에 따라 분할을 요구한 지분의 가치도 1조3600여억원에서 1조100억여원으로 하락했다.
노 관장의 대리인은 지난해 11월 김희영 이사장을 상대로 낸 위자료 소송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최 회장이 김 이사장에게 쓴 돈이 1천억원이 넘는다"며 "간통 행위로 인해 상간녀가 취득한 이익이 크다면 이혼소송의 위자료 산정에도 고려돼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노 관장이 항소 취지를 변경하자 최 회장 측도 대리인을 추가 선임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변호사 7명을 선임한 최 회장은 전날 김희영 이사장 위자료 소송을 맡은 노재호 변호사 등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 2명을 새로 선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