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밸리=권동혁 기자] 강경화 주미한국대사가 국회 국정감사 공개석상에서 한미 정보협력 문제를 “제일 많이 얘기되는” 어려운 현안으로 지목하고, 백악관 고위급과의 협의에도 한계가 있다고 밝히면서 워싱턴 외교 현안의 무게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강 대사는 12일(현지시간) 워싱턴DC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미 관계의 어려운 현안을 묻는 질의에 “정보협력 관련해서 제일 많이 얘기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지난달 조현 외교부 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의 회담에서도 정보협력 문제가 거론됐다며, 미국 측의 우려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과 관련해 “아직 미측이 기대하는 만큼 문제가 충분히 해소됐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는 한미 간 정보협력 논란이 단순한 실무 조율 단계를 넘어 외교장관 회담에서도 다뤄진 사안임을 확인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특히 현지 외교의 최일선에 있는 주미대사가 국정감사에서 문제 해결이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를 공개적으로 내놓은 만큼, 정부가 미국 측 우려를 해소할 후속 조치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답답할 정도”…백악관 고위급 협의 여건도 언급
강 대사는 백악관과의 소통 여건에 대해서도 직접적인 표현을 사용했다. 그는 “백악관에 대한 소통에는 한계가 있음을 시인하겠다”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백악관 주요 인사들과의 면담을 자주 하지만, 제가 하고 싶은 만큼의 고위급에서의 협의는 지금으로선 저도 답답할 정도로 하고 싶은 만큼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주미대사관과 외교부가 통상적인 외교 채널을 가동하고 있음에도, 정보협력처럼 민감한 현안을 풀기 위한 고위급 협의가 기대만큼 원활하지 않을 수 있음을 국회에 설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강 대사는 다만 “외교 채널은 각급에서 정말 매일매일 활발하게 작동하고 있다”고 했고, 국정원 등 관계기관과 미국 정보기관 간 소통도 진행돼 일정 부분 진전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한미 정보공유 제한의 배경과 관련해 미국이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나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개인을 문제 삼았다는 주장에는 선을 그었다. 강 대사는 미국 측이 특정 인사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는 취지의 질의에 “제가 들은 바로는 없다”고 답했다.
정 장관의 북한 ‘구성 핵시설’ 관련 발언에 대해서도 “발언에 대한 문제지, 정 장관 개인에 대한 문제 지적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정보협력 사안의 본질을 특정 인사의 거취 문제로 단정하기보다, 공개 발언 이후 제기된 정보보호 및 신뢰 회복의 문제로 봐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동맹의 뿌리 남달라”…신뢰 회복 과제
강 대사는 한미동맹에 이상기류가 형성됐다는 지적에 대해선 “동맹에 대한 미국 조야의 커미트먼트와 지지는 굉장히 그 유대와 뿌리가 남다르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보협력은 군사·안보 대응과 대북 정책, 연합방위 태세를 뒷받침하는 핵심 기반이다. 미국 측이 제기한 우려가 충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주미대사의 공개 평가가 나온 이상, 정부는 관계기관 간 보안관리 체계와 대미 설명·협의 구조를 정비하는 데 외교적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