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밸리=한유진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석 달 만에 0.7%포인트 끌어올리며 주요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제시했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관련 하드웨어 수출 호조가 한국 경제 회복세를 견인하고 있다는 평가다.
IMF는 8일 발표한 '7월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에서 올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6%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4월 제시했던 1.9%보다 0.7%포인트 상향 조정된 수치로, 이번 수정 전망 대상인 주요 30개국 가운데 이란과 함께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
특히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미국(2.3%), 스페인(2.1%)을 비롯해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 캐나다, 호주 등 주요 선진국을 모두 웃돌며 선진국 그룹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IMF는 보고서에서 한국을 AI 관련 하드웨어 순수출 상위 4개국 가운데 하나로 평가했다. 중동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구조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와 AI 관련 하드웨어 수출이 강한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올해 1분기 성장률(연율 기준)이 7.5%를 기록해 기존 전망치(1.8%)를 크게 웃돌았다고 분석했다.
이번 전망은 국내외 주요 기관들의 잇따른 상향 조정 흐름과도 일치한다. 앞서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0%에서 2.6%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9%에서 2.5%로 각각 올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역시 지난달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을 1.7%에서 2.6%로 상향한 바 있다.
내년 전망도 긍정적이다. IMF는 2027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2.5%로 0.4%포인트 높였다. 이 역시 주요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으로, 한국은행(2.1%), KDI(1.7%), OECD(1.9%) 등 다른 기관들의 전망을 웃돈다.
정부는 이번 전망을 한국 경제의 중장기 성장 가능성에 대한 국제사회의 긍정적인 평가로 해석했다. 재정경제부는 "2026년과 2027년 성장 전망이 함께 상향 조정된 것은 반도체와 AI 산업을 중심으로 한 성장 모멘텀이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세계 경제를 바라보는 IMF의 시각은 다소 신중했다. IMF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1%에서 3.0%로 소폭 낮춘 반면, 내년 성장률은 3.2%에서 3.4%로 상향 조정했다.
이번 전망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도 한국이 AI와 반도체 중심의 첨단 제조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주요 선진국 가운데 가장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재확인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다만 높은 수출 의존도와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은 향후 성장세를 좌우할 주요 변수로 남아 있다는 분석도 함께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