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밸리=주말뉴스팀] 최근 우리 공군이 사상 처음 실시한 군집 드론 요격 실사격 훈련을 두고 해외 군사전문 매체와 국내 일각에서 "실전과 거리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공군은 첫 실사격 훈련인 만큼 저속 군집 드론을 대상으로 기본적인 대응 절차를 검증한 것이라며, 앞으로 고속 자폭드론과 실전형 시나리오를 반영한 훈련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번 논란은 단순히 훈련 방식에 대한 공방을 넘어 미래 전장의 핵심으로 떠오른 드론전에서 한국군이 어떤 방어 체계를 갖춰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벌컨포·레이저 첫 실사격…'출발'은 의미 있었지만
공군 미사일방어사령부는 지난달 23일 충남 보령 서해 사격장에서 군집 드론 대응 실사격 훈련을 실시했다.
훈련에서는 약 50대의 드론이 해안으로 접근하자 진지에 배치된 벌컨포가 집중 사격으로 대부분을 격추했고, 남은 드론은 레이저 무기와 산탄총으로 무력화했다. 북한 탄도미사일 방어를 주 임무로 하는 미사일방어사령부가 드론 요격 훈련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공개된 영상 이후 우크라이나 군사전문 매체들은 "실제 전장에서는 드론들이 저렇게 한꺼번에 일정한 대형으로 접근하지 않는다"며 훈련의 현실성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FPV 자폭드론과 정찰드론이 한 대씩 또는 시간차를 두고 저고도로 침투하며, 좌우 기동과 급상승·급강하를 반복해 방공망을 회피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라는 것이다.
일부 해외 매체는 "벌컨포 앞으로 천천히 날아오는 드론은 실제 전장에서는 보기 어렵다"며 이번 훈련을 '시연(쇼)'에 가깝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쇼"냐 "첫걸음"이냐…공군 "훈련 수준 높이겠다"
공군은 이번 훈련이 어디까지나 최초의 통합 실사격 검증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공군은 "처음 실시한 훈련인 만큼 저속 군집 드론을 대상으로 탐지와 추적, 교전 절차를 확인했다"며 "앞으로는 고속 자폭드론과 다양한 비행 패턴을 적용한 실전형 훈련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군 관계자들도 미국 등 군사 강국 역시 새로운 무기체계는 단계적으로 훈련 난도를 높여간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미국 해군도 신형 대함미사일 시험에서는 엔진이 정지된 퇴역 함정을 표적으로 사용하는 등 통제 가능한 환경에서 먼저 무기 성능을 검증한 뒤 점차 실전 조건을 확대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명중률보다 비용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에서 가장 큰 고민은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 수준의 자폭드론을 막기 위해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에 달하는 미사일을 발사해야 하는 '비용 역전' 현상이다.
이번 훈련에서도 벌컨포가 수천 발의 탄약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비용 효율성 논란이 제기됐다. 벌컨포 탄약 역시 지속적인 대량 사격이 이뤄질 경우 적지 않은 비용이 발생한다.
결국 미래 드론전은 "얼마나 잘 맞히느냐"보다 "얼마나 싸게 계속 막을 수 있느냐"의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
미사일 시대에서 레이저 시대로
전문가들은 앞으로 드론 방어의 핵심이 레이저와 전자전, 요격 드론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은 이미 저출력 레이저 대공무기 '천광(Block-I)'의 실전 배치를 시작했다. 레이저는 전력만 공급되면 반복 발사가 가능해 탄약 소모 부담이 거의 없고, 소형 드론 대응에 높은 경제성을 가진다는 장점이 있다.
영국의 '드래건파이어(DragonFire)', 미국의 'HELWS', 이스라엘의 '아이언빔(Iron Beam)' 역시 같은 개념이다. 한 번 발사하는 비용이 수천 원에서 수만 원 수준에 불과해 미사일보다 훨씬 경제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레이저 역시 비와 안개, 먼지, 연막 등 기상 조건에서는 성능이 떨어질 수 있어 모든 상황을 해결하는 만능 무기는 아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드론 방어는 하나의 무기로 해결하는 시대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먼저 AI 영상분석과 레이더, 열영상 장비로 드론을 조기에 탐지하고, 전파 교란과 GPS 재밍으로 접근을 방해한 뒤, 요격 드론과 레이저포, 기관포가 순차적으로 대응하는 '다층 방어체계(Layered Defense)'가 현실적인 해법으로 꼽힌다.
특히 공항과 원전, 항만, 해군기지, 탄약고, 국가 핵심시설 주변에는 여러 대의 레이저 무기를 네트워크로 연결한 이른바 '레이저 방어망' 구축도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현대전의 승패가 더 이상 전차와 전투기 숫자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값싼 드론 수백 대가 첨단 무기를 무력화하는 시대다.
한국군의 첫 군집 드론 요격 훈련은 의미 있는 출발이었다. 하지만 미래 전장은 영상처럼 드론이 일정한 간격으로 날아와 기관포 앞에서 차례로 격추되는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이제 필요한 것은 '보여주기식 요격'이 아니라 실전형 시나리오와 비용 효율성을 모두 갖춘 방어체계다. 미래 전쟁의 승자는 가장 많은 미사일을 보유한 군대가 아니라, 가장 적은 비용으로 가장 오래 드론을 막아낼 수 있는 군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