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밸리=윤대우 선임기자] 한국 공군이 차세대 군 수송기로 브라질 엠브라에르의 C-390 ‘밀레니엄’을 선택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 유럽산 중심의 군용기 선택 기조에서 벗어나 브라질산 수송기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결정은 단순 전력 보강을 넘어 성능, 비용, 산업 전략까지 복합적으로 고려된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 대형수송기 2차 사업을 통해 C-390 3대를 도입하기로 결정했으며, 오는 2026년까지 순차적으로 전력화할 계획이다. 총 사업비는 약 7,000억 원대 규모로 알려졌다.
이번 도입은 기존 미국 록히드마틴의 C-130J 수송기 전력에 더해지는 보완 성격으로, 군은 작전 범위 확대와 기동성 강화를 동시에 노리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C-390은 최대 26톤 적재 능력과 시속 800km 후반대의 속도를 갖춘 제트 수송기로, 병력 수송과 공중급유, 의료 후송, 재난 대응 등 다목적 임무 수행이 가능한 플랫폼이다.
◇ “브라질산 믿을 수 있나”…이미 글로벌 시장 검증 진행 중
일각에서는 ‘브라질산 군용기’에 대한 신뢰성 우려도 제기되지만, 현재 C-390은 유럽과 NATO 국가를 중심으로 도입이 확산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포르투갈, 헝가리, 네덜란드 등 다수 국가가 해당 기종을 채택했으며, 기존 C-130을 대체하는 신형 수송기로 자리 잡는 과정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성능 측면에서도 C-390은 기존 프로펠러 기반 수송기 대비 속도와 적재량에서 우위를 보이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제트 엔진을 기반으로 한 고속 기동 능력은 장거리 신속 투입 작전에 강점을 가진 것으로 관측된다.
◇ 왜 미국 아닌 브라질…핵심은 ‘기술·조건·미래’
미국산 수송기가 아닌 브라질산 대형 수송기를 선택한 이유는 복합적 요인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가격과 운용 유지비 측면에서 경쟁력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민수 기반 엔진을 사용하는 C-390은 정비 효율성과 비용 측면에서 상대적 장점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산업 협력 조건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브라질 측은 한국 기업 참여와 기술 협력에 보다 유연한 입장을 보인 반면, 미국산 장비는 기술 이전과 관련해 제약이 따르는 구조다.
무엇보다 이번 선택은 향후 한국형 군 수송기 개발 사업(MC-X)과의 연계 가능성이 고려된 전략적 판단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단순 도입이 아니라 향후 독자 플랫폼 개발을 위한 기술 축적 단계라는 의미다.
다만 C-390이 완전히 검증된 플랫폼이라고 보기는 아직 이르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C-130 계열이 수십 년간 실전 운용을 통해 신뢰성을 확보한 것과 달리, C-390은 상대적으로 운용 이력이 짧은 신형 기종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군은 기존 C-130 전력을 유지하면서 C-390을 병행 운용하는 방식으로 리스크를 분산하는 전략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 전력 도입 넘어 산업 전략…‘수송기 선택’의 의미
이번 C-390 도입은 단순한 군 장비 구매를 넘어 한국 방산 산업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되고 있다.
성능 중심에서 가격, 기술 이전, 산업 협력, 미래 개발까지 고려하는 다층적 의사결정 구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이며, 향후 전투기·무인기·우주 분야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브라질산 대형 수송기 선택은 “미국산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이 어떤 군사·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것인지에 대한 방향을 읽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방산·항공산업 전문가는 “C-390 도입은 단순히 수송기 한 기종을 선택한 문제가 아니라, 한국이 향후 군용 항공기 개발에서 어떤 파트너와 어떤 수준의 기술 자립을 추구할 것인지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면서 "성능만 놓고 보면 미국산과 큰 차이가 없지만, 기술 협력과 산업 파급 효과까지 고려하면 이번 선택은 장기적으로 더 큰 전략적 가치를 가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