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밸리=권동혁 기자] 최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의 잇따른 독자 행보에 청와대가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면서, 정권 핵심 축이 미세 균열이 아닌 전략적 충돌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안을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권 내부 파워게임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라는 분석이다.
이번 파열음의 직접적 도화선은 2차 특검 후보 추천 과정이다. 여당이 추천한 인물의 이력 문제가 불거지며 청와대 내부에서 격앙된 반응이 감지됐고, 일부 참모진은 이를 단순 검증 실패가 아닌 정치적 신호로 해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지도부는 절차적 문제를 강조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청와대 시각은 다르다. 여권 고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대통령의 정치적 방어선과 직결된 사안에서 당이 독자 노선을 택했다는 불만이 확산된 것으로 전해진다.
정치권 내부에서는 이번 사안을 단순 인사 논란이 아니라 권력 축의 신뢰 붕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과 직접적으로 이해관계가 얽힌 중요한 사건 관련 인물 논란이 불거지면서 청와대는 이를 정치적 감각 부재가 아닌 정치적 계산 실패로 판단하는 분위기다.
갈등은 인사 문제에만 머물지 않는다. 검찰개혁 후속 입법과 범여권 통합 논의에서도 당과 청와대의 속도와 강도, 전략이 계속 어긋나고 있다. 정청래의 여당은 강경 개혁 드라이브를 택하고 있고 청와대는 단계적 관리형 개혁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 온도차는 단순한 정책 차이가 아니라 정권 후반 권력 주도권 경쟁으로 읽힌다. 당 지도부가 강성 노선을 택할수록 대통령이 상대적으로 온건해 보이는 구조가 형성되며 청와대 내부에서는 이를 전략적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조국 혁신당과 합당 추진 과정에서의 돌발 발표는 범여권 내부 균열을 노출시켰다. 청와대가 구상해 온 통합 시나리오 역시 재조정 국면에 들어간 것으로 평가된다.
여의도 정치권 안팎에서는 향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러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당 지도부가 인사와 절차 개선을 통해 조기 수습에 나설 경우 갈등은 단기 소음으로 정리될 수 있지만, 당 안팎 책임론이 확대되면 지도부 재편 압박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있다.
더 나아가 대통령 중심 권력과 당 지도부 중심 권력이 분리되는 구조적 권력 분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경우 여권 내부에는 이중 권력 구조가 형성되며 정권 후반의 정치 지형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으로선 상상도 못 했을 시나리오라는 분석이다.
이번 여당과 청와대 갈등은 단순한 불쾌감 표출이 아니라 정권 후반에 반복될 권력 주도권 경쟁의 전초전이라는 해석이 많다. 핵심은 개혁의 속도와 방향을 누가 결정하느냐다. 당이 주도하면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이 커지고 청와대가 주도하면 당의 존재감이 약해진다. 지금 여권은 협력 구조가 아니라 권력 조율 메커니즘을 다시 설계해야 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국회 경험이 많은 한 전직 보좌관 출신 평론가는 “당이 강경 노선을 택할수록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은 커지고, 청와대가 속도 조절에 나설수록 당의 존재감은 약해진다”며 “결국 핵심은 개혁의 방향이 아니라 주도권”이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정치학자는 “여권 내부 긴장은 항상 존재하지만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구조적 권력 분화로 이어진다”며 “당과 청와대가 전략을 재정렬하지 못하면 ‘이중 중심’ 구도가 형성될 수 있고, 이는 향후 총선·대선 전략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