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氣運’] 사순절 특새기간...꼭두새벽 기상-금식 왜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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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氣運’] 사순절 특새기간...꼭두새벽 기상-금식 왜 할까
  • 이슈밸리
  • 승인 2024.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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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밸리=윤대우 기자] 월요일 새벽 5시 1분, 60초 늦게 허겁지겁 교회 본당에 들어갔더니 1, 2층 자리는 이미 꽉 차 있었다. 눈으로 여기저기 스캔했지만, 빈자리를 찾을 수 없었다. 

덩치 큰 남자 청년 옆자리를 비집고 자리에 앉았다. 입추의 여지가 없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 표현일까. 유치원·초등·소년부 어린이들이 눈에 띄였다.   

판교 초입, 경부고속도로 서울 분기점 인근에 위치한 이 교회는 25일부터 30일까지 사순절 특별새벽예배(이하 ‘특새’)를 진행하고 있다. 

이 교회뿐 아니라 대한민국 전국 방방곡곡에 있는 많은 교회가 오는 30일 토요일 새벽까지 오프라인 특새를 진행한다. 특새는 코로나19로 몇 년간 멈춘 적 있었다. 

사순절 고난주간은 기독교에서 매년 부활절 직전 일주일간 예수님의 십자가 고난을 기리는 엄숙한 시간이다. 신실한 기독교인들은 예수님 고난에 동참하고자 이른 새벽에 특새에 참여하고 하루 1~2끼 금식까지 한다. 전 세계 유일한 한국 기독교만의 독특한 문화다. 

개독교라고 늘 욕먹는 기독교인들이 남들 잘 시간인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특새에 참여하고 배를 쫄쫄 굶으며 금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예수의 십자가 고난에 동참해, 가깝게는 나 자신과 가족을 위한 기도의 시간을 갖기 위해서이고, 넓게는 직장이나 사회공동체, 나라와 민족의 회복과 부흥을 위해 간절히 부르짖기 위함이다.  

신(神)인 예수가 굳이 십자가에서 고난받은 이유는 인간의 구원을 위해서였고, 이웃사랑을 몸소 실천하고자 하셨기 때문이다. 

개독교라고 욕을 먹는 기독교는 90년대 중반까지 우리 사회에서 존경받는 종교였다. 일제 강점기, 6.25, 민주화 투쟁을 거치면서 수 많은 기독교인이 투옥되고 희생되었다.   

대표적 독립운동가인 김구, 안창호, 유관순, 안중근, 이윤영 등은 모두 기독교인이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건립의 근간이 된 3.1 운동 민족 대표 33인 가운데 16명이 기독교인이었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역사적 사실이다.     

누적 관객 116만명(25일 기준)관객을 동원해 화제를 일으킨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 주인공 이승만 대통령 또한 독실한 기독교인이다. 그가 토지개혁을 단행하고 이름도 생소했던 원자력에 관심을 갖고, 여성에게 참정권을 주고,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이끈 것은 그가 20대 한성감옥에서 예수를 영접하고 성경을 접하면서 시대를 앞서가는 인사이트를 얻었기 때문이라고 역사가들은 평가한다.  

미국을 건국한 조지 워싱턴, 흑인 노예를 해방한 에이브러햄 링컨, 6.25 전쟁 당시 유례없이 신속하게 미군을 파병한 해리 S. 트루먼 대통령은 모두 신실한 기독교인들이었다.  

이렇듯 예수님을 잘 믿고 이웃사랑을 실천하면 역사의 흐름을 바꾸고 시대를 변혁하는 용기 있는 지도자, 인물이 된다.  

그럼에도 오늘날 기독교인이 개독교라고 욕먹는 이유는 이러한 예수님의 숭고한 뜻을 잘 따르지 못하고 오만·교만·불순종으로 살아가기 때문이다. 기독교가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제대로만 실천했더라면 오늘날 포털 댓글 창에 자주 보이는 개독교라는 용어는 애초에 없었을 것이다. 

이렇듯 올해 사순절 특별새벽기도회는 개인과 가족 문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가 당면한 북한의 핵 문제, 의사들 집단 사직, 4·10 총선, 세대 갈등, 출생률 저하, 이혼-자살률 세계 1위, 경제불황, 물가 인상, 환경파괴, 동성애, 마약, 도박, 미래세대 위기 등 복합적인 문제를 놓고 그 어느 때보다 예수께 간절히 부르짖을 때이다.     

아무리 개독교라고 비난을 받지만, 그래도 전 세계에서 수백만 명의 사람이 전국 곳곳 이른 새벽에 나와 기도하는 민족은 대한민국 기독교인뿐임을 기억하고, 이들의 간절한 눈물의 기도가 그래도 이 나라가 잘 버티는 데 일조를 하고 5000년 역사 최고의 번영기를 이루는 열매가 되었음을 믿었으면 한다. 

다만, 가족과 이웃에게 예수 십자가의 사랑을 더욱 실천한다면, 기도와 헌신의 수고와 노력이 빛과 소금으로 더 열매 맺지 않을까. 나부터 스스로 반성하며 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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