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尹-韓 ‘갈등’ 일단 봉합 했지만...‘명품백’ 설명 아닌 사과 있어야
상태바
[사설] 尹-韓 ‘갈등’ 일단 봉합 했지만...‘명품백’ 설명 아닌 사과 있어야
  • 이슈밸리
  • 승인 2024.01.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충남 서천군 서천읍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충남 서천군 서천읍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슈밸리=사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정면충돌이 ‘이틀 천하’로 막을 내렸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3일 충남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악수하며 어깨를 다독였다. 윤 대통령 특유의 친근함을 나타낸 표현이다. 

한 위원장 역시 언제 그랬냐는 듯, 윤 대통령에게 90도 폴더인사를 했고, 기자들에게 "대통령에 대한 깊은 존중·신뢰의 마음 변함 전혀 없다"라고 말했다.  

이로써 수면 위 갈등은 일단 가라앉은 형국이 됐지만 앞으로 두 사람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앞서 대통령실은 지난 21일 한 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했다.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은 윤 대통령의 뜻임을 명확히 밝히며 한 위원장이 사퇴할 것을 전했다. 이에 한 위원장은 “임기 끝까지 채우겠다”며 일축했다. 

사퇴 요구 명분은 최근 불거진 김건희 여사의 명품 디올백 수수 논란에 한 위원장이 “국민 눈높이” 발언을 자주 언급했고, 김 여사를 ‘마리 앙투아네트’와 비교한 김경률 비상대책위원을 적절히 제지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 실장은 윤 대통령의 섭섭함을 직접 전달했다. 

국가 정책이나 경제문제도 아닌 대통령의 아내 문제로 임명 한 달도 채 안 된 여당 비대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한 것도 이례적이고 상명하복에 익숙하고 윤 대통령 말이면 금과옥조 하던 한 위원장이 쉽게 정면, 거부한 것도 새삼 놀라웠다. 

이래저래 국민은 대통령과 여당 대표의 갈등에 마음이 불편했다. 가뜩이나 정치·경제·북한 문제로 어려운 상황에서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의 다툼은 국민에게 또 하나의 피로감만 쌓이게 하는 요소가 된다. 

이유야 어떻든 간에 김 여사가 명품백을 받은 것은 사실이기에 윤 대통령은 신년 공동 기자회견이 됐건 단독 회견이든 이 부분에 대한 국민 사과가 있어야 한다.   

단순히 국민에게 이해를 구하거나 설명하는 차원은 아니란 뜻이다. 무엇이든 국민이 납득해야 한다. 국민 10명 중 7명은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윤석열 대통령의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고 본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있다.  

따라서 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 명품백 문제를 깔끔하게 사과하고 제2 부속실 설치 등을 대책으로 내세우면 될 일이다. 어차피 야권은 이 문제를 4월 총선은 물론이고 차기 대선까지 끌고 갈 것이다. 

하지만 그 반대로 윤 대통령이나 대통령실이 오히려 이번 문제로 김경률 위원장 사퇴를 요구하거나 명품백 관련 언급을 하는 여권 인사에 대해 불이익을 주는 모양새를 취한다면 국민의 반발은 커질 수밖에 없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은 처사이기 때문이다.  

그 결과는 오는 4월 총선에 고스란히 표로 나타나게 된다. 가족과 측근 문제를 끌고 안고 가다가 큰 손해를 본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은 수두룩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