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방된 이스라엘 인질 "폭행당한 뒤 터널로 끌려가"
상태바
석방된 이스라엘 인질 "폭행당한 뒤 터널로 끌려가"
  • 임정은 기자
  • 승인 2023.10.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이슈밸리=임정은 기자]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대원들에게 끌려가 보름 넘게 가자지구에 갇혀 있다 풀려난 이스라엘 여성 요체베드 리프시츠 씨가 자신의 납치 당시 경험을 털어놓았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리프시츠 씨는 석방 하루만인 24일(현지 시각) 텔아비브 이치로프 병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 지옥에 갔었다"며 "상황이 이렇게 되리라곤 생각도 못 했다"고 밝혔다.

이어 하마스에 대해 "그들은 나를 오토바이에 태워 끌고 갔다"며 "이동 중에는 막대기로 갈비뼈 부분을 때려 숨쉬기 어렵게 했다"고 했다.

또 오토바이로 이동한 뒤에는 하마스 대원들이 몸에 차고 있던 시계와 보석류를 빼게 하고 터널까지 걷도록 강요했다고 설명했다.

리프시츠 씨는 이어 "우리는 이어 터널로 들어갔고 그 안에서 젖은 땅을 수 킬로미터 걸었다"며 "거대한 터널이었는데 마치 거미줄 같았다"고 부연했다.

리프시츠 씨는 터널 내부를 한참 걸어 도착한 곳에는 넓은 공간이 있었고 약 25명의 다른 인질들이 있었다고 했다.

리프시츠 씨는 또 2∼3시간 후에 4명의 다른 인질과 함께 다른 공간으로 옮겨졌다면서 "이후 그들은 우리를 잘 대해줬다. 의사의 진료도 받게 해주고 먹을 것도 줬다"고 했다.

하마스 대원들이 먹는 것과 똑같은 피타와 치즈, 오이 등이 식사로 제공됐고 의사와 간호사가 2∼3일 간격으로 찾아와 약을 줬다고 설명했다.

또 하마스 대원들이 정치적인 주제를 제외한 다양한 소재로 인질들과 대화를 시도했으며 감염병 등을 막기 위해 화장실 청소도 직접 해줬다고 했다.

리프시츠 씨는 "이스라엘군과 신베트가 하마스의 계획을 알지 못해 우리가 크게 상처를 받았다"며 "우리는 희생양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스 풍선이 키부츠까지 날아오는 등 전조가 있었다"며 "그리고 안식일 아침 무리가 쳐들어왔다"고 말했다.

리프시츠 씨는 하마스가 터널 내에 인질들을 위한 샴푸와 컨디셔너까지 놓아둘 정도로 오랫동안 준비했다고 했고 이스라엘 측이 공개한 것보다 하마스에 희생된 사람이 더 많다고 주장했다.

220여명의 인질을 가자지구로 끌고 갔던 하마스는 전날 저녁 리프시츠 씨와 누릿 쿠퍼 씨 등 고령의 이스라엘 여성 2명을 석방했다.

하마스 대변인은 "우리는 점령군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인도주의적인 이유로 그들을 석방하기로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