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수 부족 59조원...‘외환 방파제’ 기금 쓴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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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수 부족 59조원...‘외환 방파제’ 기금 쓴다는데
  • 이슈밸리
  • 승인 2023.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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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경제부총리 (사진=연합뉴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이슈밸리=사설] 올해 우리나라의 국세 수입 부족액이 약 59조원으로 전망되면서 기획재정부가 이러한 부족액을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으로 약 20조원 메우겠다고 밝혔다. 

외평기금은 보통 환율 안정화-방어를 위해에 써야 하는 구원투수 역할을 하는 기금이다. ‘외환 방파제’ 역할을 하는 기금을 굳이 쓰겠다고 할 정도로 국가 재정 상황은 어렵다는 뜻이다. 

정부가 세수 부족에 외평기금 투입을 언급한 배경에는 최근 고공행진한 원·달러 환율 안정을 위해 외환 당국이 달러를 팔고 원화를 사들이는 과정에서 약 20조원의 원화 외평기금이 쌓였기 때문이다. 

정부는 20조원으로 외평기금이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에 빌린 자금을 조기 상환하도록 하고, 이를 일반회계로 전환해 예산으로 쓴다는 방침이다. 

정부의 세수가 펑크 난 주요 원인은 3高(고유가, 고물가, 고환율) 등으로 기업 실적이 악화돼 법인세·소득세가 급감한 것과 부동산 경기 악화로 소득세·종합부동산세 등에서 세수가 많이 거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내년 국방부 1년 예산 59조원과 맞먹는 금액의 올해 세수가 턱없이 부족할 지경이 된 것은 입이 열 개라도 세수 예측 실패를 한 정부 탓이 크다. 우리나라 국세의 약 20%를 감당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이 반도체 불황에 따라 악화가 될 것이란 것은 작년 겨울부터 일찌감치 예견됐다. 아울러 부동산 경기 불황도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충분히 예측하고 분석하고 대응할 시간이 있었다는 뜻이다. 

어찌 됐건 정부는 세수 결손을 메우기 위해 외평기금을 꺼내 쓰려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전 세계 환율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국세 부족을 채우기 위해 ‘외환 방파제’인 외평기금을 쓰는 발상 자체는 대단히 위험한 것이다. 눈 가리고 아옹 이자, 언 발에 오줌 누기다.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했다고 전임 정권을 그토록 비난하던 현 정부가 그 전철을 똑같이 밟아서야 되겠나. 세수는 큰돈도 중요하지만 작은 돈부터 펑크 나지 않토록 해야 한다. 중앙정부를 비롯해 각 지자체가 가을로 접어들면서 멀쩡한 도로와 보도블럭을 허물어 새로 까는 일이 잦아졌다. 예산이 남아도니 늘 상 반복되는 일이다. 

이런 곳에서부터 세수가 줄줄 세어나지 않토록 막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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