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육사’ 뜻 존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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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육사’ 뜻 존중해야
  • 이슈밸리
  • 승인 2023.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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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고 홍범도 장군 흉상(사진=연합뉴스)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고 홍범도 장군 흉상(사진=연합뉴스)

 

[이슈밸리=사설] 1920년 6월 ‘봉오동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던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천안 독립기념관으로 옮기려는 국방부 발표로 많은 국민이 반발하고 있다. 야당과 시민단체는 국방부를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 

여권 내부에서도 “인물의 공과(功過)를 고루 평가하지 못한 편협한 역사 인식” “철 지난 이념 논쟁으로 영웅을 두 번 죽이면 되겠냐”며 국방부를 성토하고 있다. 

국민 다수는 교과서를 통해 홍범도 장군을 영웅으로 인식하고 있다. 지난 2019년 영화 ‘봉오동 전투’를 봤다면 홍범도 장군이 얼마나 용감하고 대단한 인물이란 것을 알 수 있다. 

국방부 입장은 홍범도 장군의 일제강점기 독립운동 업적은 인정하지만, 옛 소련 공산당 활동 이력이 있는 만큼 그의 흉상은 육군사관학교보다 독립기념관에 모시는 게 적절하다고 밝혔다.

좌우 이념대립이 모호했던 당시 홍범도 장군은 일제의 보복을 피해 러시아(구 소련)으로 거처를 옮겼고, 그곳에서 공산당에 가입해 노환으로 숨을 거둘 때까지 소련 시민으로 살았다. 

홍범도 장군은 항일무력 투쟁의 빛나는 영웅은 맞으나 소련 공산당에 가입해 활동한 것 또한 사실이다. 

국방부는 "육사의 전통과 정체성, 사관생도 교육을 고려할 때 소련 공산당 가입 및 활동 이력 등 논란이 있는 홍 장군 흉상이 육사에, 더욱이 사관생도 교육의 상징적 건물인 충무관 중앙현관에 있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을 내놓았다. 

국방부 말대로 육사는 자유민주주의 이념을 토대 사관생도를 육성하는 기관이다. 엄밀히 군 초임 지휘관을 훈련·양성하는 군사교육기관이라 할 수 있다. 

각 교육기관은 저마다의 교육철학과 이념, 독특한 정체성을 갖고 있다. 하물며 육사는 대한민국 안보와 국방을 책임지는 평생 지휘관을 양성하는 특수한 곳인데, 그 교육이념과 교육철학을 존중해 줘야 마땅하지 않을까. 

육사는 국민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보편적인 독립기념관과 다른 특수한 군사교육기관이다. 

육사의 교육이념과 방향성, 정체성이 그리 하다면, 우리는 더는 갑론을박을 멈추고 국방부의 판단과 결정을 인정해야 한다.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독립기념관으로 옮긴다 하여 항일 무장투쟁의 영웅이 폄하되거나 가치가 평가절하되는 것은 아니다. 홍범도 장군의 흉상이 유관순 열사 등 민족의 영웅들이 모셔 있는 천안 독립기념관으로 이전하는 것은 그만큼 우리 후대가 더 가까이 홍범도란 인물을 접하고 그를 가슴 깊이 새겨질 가능성 또한 더욱 커지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홍범도 장군 항일 무장투쟁 역사가 지워지기라도 하는 것처럼 국론이 분열되고 사회가 양분되고 있는 어지러운 작금(昨今)의 상황은 더는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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