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전관업체와 648억 계약 백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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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전관업체와 648억 계약 백지화
  • 권동혁 기자
  • 승인 2023.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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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준 LH 사장(사진=연합뉴스)
이한준 LH 사장(사진=연합뉴스)

 

[이슈밸리=권동혁 기자] '철근 누락' 사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설계·감리 용역업체 선정 절차를 전면 중단한 데 이어 체결을 마친 전관 업체와의 용역계약까지 백지화한다.

LH가 아파트 단지 지하주차장의 철근 누락 사실을 발표한 지난달 31일 이후 체결된 전관 업체와의 계약이 해지 대상으로, 모두 648억원(11건) 규모다.

LH는 서울지역본부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주재로 열린 'LH 용역 전관 카르텔 관련 긴급회의'에서 중단된 용역계약 처리 방안을 밝혔다.

LH는 용역 업체와의 통화, 임원 확인서를 통해 확인한 결과 7월 31일 이후 전관 업체가 참여해 계약을 체결한 설계 공모는 10건(561억원), 감리 용역은 1건(87억원)인 것으로 파악했다. 

전관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 업체와의 계약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한준 LH 사장은 "법적인 문제가 분명히 있을 수 있지만 전관의 고리를 이번 기회에 단절하겠다는 단호한 의지의 표현으로 여겨달라"고 말했다.

계약 취소 결정으로 업체들은 LH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낼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이 사장은 "억울한 업체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해당 업체와 충분히 협의해 보상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LH는 지난달 31일 이후 입찰 공고와 심사 절차를 진행했으나 계약은 체결하지 않은 설계·감리용역 23건에 대해선 후속 절차를 중단한다.

또 낙찰자를 선정하지 않은 용역은 설계 11건(318억원), 감리 12건(574억원)이며 모두 892억원 규모다. 이들 용역은 공고를 취소한다.

LH는 계약을 취소한 용역과 향후 발주할 용역에 대해서는 LH 계약·심사 관련 내규를 신속히 개정해 전관 업체 입찰을 배제한 뒤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관 문제 해결을 위해 LH는 먼저 설계·시공·감리 등 공사 참가업체를 선정할 때 LH 출신 직원이 누가 있는지 명단을 의무 제출하도록 한다.

이와 함께 전관이 없는 업체에는 가점을 부여하는 방안을 즉시 시행하기로 했고 국토부는 LH 퇴직자 및 전관 업체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관리하기로 했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에 따른 취업 심사 대상은 2급 이상 퇴직자로 LH 직원의 5.4%에 해당한다. 이들을 제외하곤 재취업 정보가 전혀 관리되지 않고 있다.

LH가 최근 5년 내 설계·감리 계약을 맺은 적 있는 업체를 전수조사해 퇴직자 및 전관 업체 DB를 구축하고 앞으로 진행되는 설계·감리 참여자에 대한 DB를 수시로 갱신하게 된다.

LH 퇴직자의 취업제한 대상 기업도 확대한다.

국토부는 이런 방안들을 담아 10월 중 건설 분야 이권 카르텔 혁파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원희룡 장관은 "도로, 철도 관료층을 비롯한 전관을 고리로 한 국토부의 이권 카르텔부터 단절시키고 전관 및 심사위원 유착을 포함한 전반적 제도개혁으로 연결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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