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계 잼버리 대회 우왕좌왕...올림픽·월드컵 개최한 나라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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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계 잼버리 대회 우왕좌왕...올림픽·월드컵 개최한 나라 맞나?
  • 이슈밸리
  • 승인 2023.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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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 편의점 아이스크림 시중 2배 가격...무료로 줘라
2023년 새만금 세계 잼버리 대회장 (사진=연합뉴스)
2023년 새만금 세계 잼버리 대회장 (사진=연합뉴스)

 

[이슈밸리=사설] 역대급 폭염 중에 개최된 전북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서 온열환자가 속출하면서 주최 측의 엉성한 준비 부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 잼버리는 6년의 준비기간, 1000억원 가량의 예산이 투입됐음에도 충분한 준비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과 ‘나라 망신’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동·하계 올림픽과 2002월드컵, 다수의 국제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나라가 맞는지 의문이다.   

애초 나무 한 그루 없고, 물이 안 빠지는 뻘 위를 야영지로 선정한 것이나, 야영지 주변에 제초 작업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모기와 해충에 대비해 살충제 작업이 부실한 것 등이 지적이다.  

JTBC뉴스가 3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주최측 고위 관계자들은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이 야영지 인근에 설치된 수돗가에서 뜨거운 물이 나온다고 하자 “좀 있으면 시원하다”고 말했고, 에어컨 없는 화장실은 “시원해서 청소년들이 안 나온다”고 말했다. 반대로 말하고 있으니 황당하다.    

폭염에 지친 해외 청소년들이 아이스크림이라도 사먹으러 행사장 내 편의점에 들리면 시중가 보다 약 2배 비싼 돈을 주고 나와야 한다. 잼버리 1000억원 가량의 예산 가운데 학생들에게 아이스크림 하나 베풀 수 없는 모양이다. 기가 찬다. 

이러한 불안한 상황에 대해 언론의 집중취재가 시작되자 대회 측은 아예 언론취재를 통제하고 있다. 여기가 러시아, 중국, 북한인가. 이는 행사에 자신감도 없고 프로그램 운영에도 투명하지도 않다고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다.  

전국에 폭염 경고 문자를 보낸 상황에서 낮 최고기온 34~35도인 새만금 세계 잼버리 행사장 야영 캠프 내부에는 에어컨은 커녕 선풍기조차 없다. 이곳에서 4만3000명의 해외 청소년들이 잠을 자고 쉬라고 하는데 누가 한증막 같은 텐트 안에 들어가려 하겠나.  

지금까지 온열환자는 500명 이상 발생한 상황. 각국 정부는 이러한 우려를 우리나라에 전달하고 있지만, 주최측은 오히려 청소년들이 K팝 공연 때 에너지를 너무 써서 그렇다는 황당한  해명을 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역대 국제대회를 큰 문제 없이 매끄럽게 진행해왔는데, 이번 새만금 잼버리 대회는 초등학생 아닌, 유치원생들이 봐도 엉성해 보일 정도다. 

문제는 이러한 행사가 앞으로도 일주일이 더 남았는데, 일각에서는 당장 행사를 중단하라고 한다. 그런데 주최측은 오히려 행사 중단이 청소년들에게 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반박한다. 

만에 하나 사망자가 발생할 경우, 국제적 망신뿐만 아니라 그동안 쌓았던 한국에 대한 신뢰도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사안이다. 4만3000명의 해외 청소년들에게 한국이란 나라는 한심했던 나라로 뇌리에 남을 수 있다. 

정부가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안전대책으로 전기공급 용량 증설, 쿨링 텐트·버스와 얼음물 공급 등을 추진키로 했는데 행사가 다음 주면 끝인데 잘 추진 될지 의문이다. 

행사를 대폭 축소하던지, 이도 불안하다면 당장 중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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