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단순히 수능 킬러문항 배제 넘어, 교육 시스템 전반 점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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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단순히 수능 킬러문항 배제 넘어, 교육 시스템 전반 점검해야
  • 이슈밸리
  • 승인 2023.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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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사교육비 경감 대책과 사교육 카르텔 근절을 위한 대책과 수능 '킬러문항' 공개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사교육비 경감 대책과 사교육 카르텔 근절을 위한 대책과 수능 '킬러문항' 공개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슈밸리=사설] 교육부가 앞으로 수능에서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을 배제하고 영어유치원에 대해 실태 점검에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26조 규모의 사교육 시장은 대한민국의 큰 짐이다. 학부모들은 남들에게 우리 자녀가 뒤쳐질까 봐, 유치원부터 100~200만원하는 영어유치원을 보내고, 초등학교부터 국, 영, 수 학원에 내몬다. 

중간고사나 기말고사를 앞둔 학생들은 학원에서 공부한 후 곧장 스터디 카페를 가고 대략 새벽 12~1시까지 공부를 하다가 집으로 돌아온다. 

흉악범죄가 늘어나는 시대이지만, 우리 자녀들은 조금이라도 경쟁에서 뒤쳐질까 봐 새벽까지 스터디 카페에 있다가 오는 것이고, 걱정은 되면서도 이러한 상황을 묵인하는 것은 부모의 몫이다. 

이렇게 죽으라고 열심히 공부해서. 막상 대학에 가면 그때부터는 책에 담을 쌓고 그동안 누리지 못했던 자유를 만끽하려 애를 쓴다. 

세계 최고의 공부량이지만, 과학-의학 관련 노벨상을 받은 인재를 단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고, 서구가 만든 유튜브, 구글, 넷플릭스 같은 창조적 플랫폼 공룡에 우리 기업은 경쟁상대 자체가 되질 않는다.  

인공지능(AI)과 ‘챗GPT’가 무섭게 발전하는 시대에 공교육은 물론 사교육을 통해 창의적인 인재를 못 기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죽했으면 국내 4대 은행이 소프트웨어(SW) 인력을 양성하는 삼성그룹에 20억 원을 기부하고 ‘금융 특화 인재’의 공급을 요청했을까. 공교육과 대학이 SW인재를 제대로 공급해 주지 못했기 때문에 은행들이 기업에 SOS를 친 것이다.

실무 위주의 인재만을 기르자는 것이 아니다. 더욱 근본적인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공교육, 사교육, 대학이 이제는 새로운 방향을 모색할 때란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교육부가 사태를 직시하고 뭔가 변화하려는 의도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교육부 공무원들부터 안정적이고 편안하게 일할 생각을 버리고, 현장을 찾아 교육의 근본적 문제가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창의적 인재를 키울지 발로 뛰고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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