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권도형 암호화폐 380억원어치 빼돌린 정황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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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권도형 암호화폐 380억원어치 빼돌린 정황 발견
  • 권동혁 기자
  • 승인 2023.0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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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형(사진=연합뉴스)
권도형(사진=연합뉴스)

 

[이슈밸리=권동혁 기자]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된 상태에서 거액을 빼돌린 정황이 포착됐다. 

단성한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장은 9일 이같은 사실을 밝히며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권 대표가 지난 3월 붙잡힌 이후 루나파운데이션가드(LFG) 소유 가상화폐 지갑에서 2900만달러 상당을 인출한 것을 파악, 추적 중이라고 말했다.

LFG는 테라USD(UST) 코인의 가치를 달러화에 고정하는 '페그'를 유지하기 위해 권 대표가 설립한 조직인데 UST를 떠받치는 안전장치로 비트코인 등 다른 가상화폐를 계속 사들이는 방식으로 운영돼왔다.

단 부장은 LFG에서 사라진 가상화폐와 관련해 "권도형이나 그의 지시를 받은 누군가가 이를 꺼내 시그넘(Sygnum) 은행이 아닌 다른 곳으로 보내 현금화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자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를 추적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2월 권 대표를 사기 혐의로 고발하면서 그가 비트코인 1만개를 빼돌려 현금화한 뒤 이를 스위스 은행에 예치했다고 적시한 바 있다. 해당 은행이 바로 시그넘 은행이다.

블룸버그는 이 시그넘 은행의 권 대표 자금 중 1억달러 이상이 도피 기간인 2022년 6월∼올 2월 인출됐는데 이 돈의 대부분은 로펌 계좌로 송금되거나 테라폼랩스 임금·청구서 지급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단 부장은 현재 시그넘 은행에 남아있는 약 1300만달러 역시 LFG의 지갑에서부터 옮겨진 것으로 파악됐다며 해당 자금의 동결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블룸버그는 한국 검찰이 이미 시그넘 은행에 접촉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답을 피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과 미국의 권 대표 신병 확보전과 관련해 단 부장은 "한국에서 형이 집행된 뒤 미국에서 수형 생활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내에서 금융 사기로 징역 40년 이상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언급, 권 대표에게 한국 금융범죄 역사상 최장기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블룸버그는 "권도형이 먼저 모국인 한국에서, 그리고 난 뒤 미국에서 여생의 대부분을 감옥생활로 보내게 될 것이라는 시나리오"라고 했다.

한편 테라·루나 사태가 본격화하기 전인 작년 4월 한국을 떠난 권 대표는 도피행각 11개월째인 올해 3월 몬테네그로에서 출국하려다 위조 여권 사용 혐의로 체포돼 현지에 구금 중이다. 현지 법원이 그의 보석을 허가했다가 검찰이 불복하는 일이 반복되며 아직 석방은 이뤄지지 않았다.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테라·루나 사태 관계자들을 수사해온 남부지검은 당시 법무부를 통해 몬테네그로에 범죄인 인도를 청구했지만 미국도 동시에 신병 인계를 요구하고 나섰다.

단 부장은 "피의자가 구금된 기간 등에 따라 범죄인 인도 절차가 최대 9개월까지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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