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밸리=권동혁 기자] 올해 1분기전체 가계 신용이 전 분기보다 14조원 가까이 줄어든 가운데 높은 금리와 대출 규제 속에서 특히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이 약 16조원 급감한 데 주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한국 은행은 '2023년 1분기 가계신용' 통계를 통해 올해 3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53조9000억원으로 작년 4분기보다 0.7% 적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 금액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 빚'을 말한다.
작년 4분기에 이어 가계신용 규모는 두 분기 연속 뒷걸음쳤고 감소액의 경우 집계가 시작된 2002년 4분기 이후 최대 기록이다.
지난해 1분기 잔액보다도 9조원 줄었는데 이는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가계신용이 감소한 것도 통계 편제 이래 처음이다.
가계신용 중 판매신용을 빼고 가계대출만 보면 1분기 말 잔액이 1739조5000억원으로 작년 4분기 말보다 10조3000억원 줄었다. 이 또한 전 분기 대비 감소 폭으로는 역대 최대 기록이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 대출이 6분기 연소 감소세를 이어가며 15조6000억원이나 축소됐다.
하지만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5조3000억원 늘어 최대 잔액 기록을 또 경신했다. 증가 폭도 전 분기보다 오히려 커졌다.
창구별로는 예금은행에서 가계대출이 3개월 사이 12조1000억원 감소했고 상호금융·상호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에서도 9조7000억원 줄었다. 그러나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11조5000억원 늘었다.
1분기 가계 판매신용 잔액은 신용카드사를 비롯한 여신전문회사를 중심으로서 3조4000억원 감소했다. 판매신용이 직전 분기보다 줄어든 것은 2020년 4분기 이후 9분기 만에 처음이다.
박창현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높은 금리와 부동산 시장 부진 등으로 가계대출 수요가 줄었고, 지난해 연말 소비 증가 효과가 사라지고 무이자 할부 혜택까지 축소돼 판매신용 역시 감소했다"며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이 함께 줄어든 것은 통계 집계 이래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박 팀장은 2분기 가계신용 전망과 관련해 "2분기 전체 흐름을 말하기에 이른 시점"이라면서도 "대출금리가 낮아지고 부동산 거래가 회복되면서 4월 전체 금융기관 가계대출이 2천억원 증가로 전환한 만큼 가계 부채의 축소세도 다소 둔화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판매신용 추이에 대해서도 "4월 개인 신용카드 이용액이 1분기 월평균보다는 높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