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美 직접 겨냥...이례적으로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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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美 직접 겨냥...이례적으로 비난
  • 임정은 기자
  • 승인 2023.03.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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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주석(사진=연합뉴스)
시진핑 주석(사진=연합뉴스)

 

[이슈밸리=임정은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례적으로 미국을 직접 거론하고 비난했다.

중국 관영통신 신화사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7일(현지 시각) 시 주석이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 국가들이 우리 중국에 대해 전면적인 봉쇄·포위·탄압을 시행해 우리 경제에 전례 없이 심각한 도전을 안겨줬다"고 공개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의 이 발언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政協) 회의에서 나왔는데 이처럼 공개 연설에서 최고 지도자가 말실수할 경우 이를 걸러 외부로 알리는 게 중국 정부의 관례라는 점에서 시 주석의 이런 직접 비난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따른다.

신화사는 미국이 직접 거론된 시 주석의 정협 공개연설 중국어 원문을 그대로 보도했으나 영어 번역문에선 "국가가 안팎의 심오하고 복잡한 변화에 직면한 만큼 싸울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썼다. 중국어 보도 내용과 비교할 때 미국과 봉쇄·포위·탄압 등의 단어가 빠졌다.

앞서 시 주석은 미국 등 다른 서방 국가들과의 관계를 명시적으로 언급하기보다는 "특정 국가"라는 표현을 쓰곤 했다. 또 지난해 10월 공산당 당대회에서 "중국을 억압하고 봉쇄하려는 외부의 시도는 언제든 강화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도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에따하 그동안 미국 대신 '특정 국가'라는 단어를 써온 시 주석이 미국이라고 거명한 데는 정치적인 의도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WSJ는 이제 미국이 중국을 봉쇄하려 한다고 직접적으로 비난함으로써 하위 관리들과 관영 매체들이 널리 사용하는 민족주의적 수사학을 자신과 결부시키려 한다고 보도했다.

WSJ는 그러면서 시 주석이 냉전적 의미가 담긴 용어인 봉쇄라는 단어와 미국을 거론해 직접 비난함으로써 중국의 관리들이 그동안 주로 사용해온 민족주의적인 레토릭에 더 밀접하게 다가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WSJ은 미국이 인공지능(AI)·첨단반도체 등 핵심 기술에 대한 중국 배제 공급망을 만들고 대중 무역·금융 제재를 강화하는 한편 우크라이나 전쟁·대만 문제를 두고 미중 갈등이 커지는 속에서 시 주석의 발언이 나온 점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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