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힘 대선 후보들, 정책토론 기반 서로 칭찬·격려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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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힘 대선 후보들, 정책토론 기반 서로 칭찬·격려 잘했다
  • 이슈밸리
  • 승인 2021.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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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원희룡 후보(왼쪽)와 윤석열 후보가 18일 열린 4차 TV토론회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MBC뉴스 유튜브)
국민의힘 원희룡 후보(왼쪽)와 윤석열 후보가 18일 열린 4차 TV토론회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MBC뉴스 유튜브)

 


[이슈밸리=사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18일 4차 TV 토론회를 마치고 모처럼 원팀을 연출하며 서로를 격려하고 칭찬했다. 더욱이 이날 토론은 약점 캐내고 망신주기식 토론이 아닌 정책토론다운 모습을 보였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은 이날 부산MBC에서 열린 부산·울산·경남 합동토론회를 마치고 '본인 빼고 어느 후보가 토론을 잘했나'란 공통 질문에 윤석열 후보는 "원희룡, 유승민 후보가 공히 잘하신 것 같다"며 "제일을 골라야 하나. (그러면) 유 후보가 잘한 것 같다. 정책으로"라고 답했고 홍준표 후보는 "원희룡 후보가 제일 잘한 것 같다"며 "제가 골탕을 먹었다"고 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원 후보는 포항과 울산을 수소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홍 후보의 공약과 관련해 “수소를 무엇으로 만드냐”고 물었는데 홍 후보는 “수소는 ‘에이치투오(H2O)’ 아닌가. 수소 만드는 게 굉장히 비용이 비싸다고 한다”고 답했다. 원 후보는 “H2O는 물이다. 물로 하나?”라고 되물었고 홍 후보는 “지난번에도 원희룡 후보에게 당했는데 이번에도 또 그런다”고 받아넘겼다.

홍준표 후보가 원희룡 후보에게 망신을 당했지만, 토론을 잘했다고 오히려 원 후보를 칭찬한 것이다. 그동안 홍 후보의 행보를 봤을 때 다소 이례적 훈훈한 모습이었다.  

원 후보는 "다 칭찬할 게 있다"며 "윤 후보는 넉넉한 자세가 좋고 유 후보는 역시 전문가다. 홍 후보에게선 수소 모르고 나와서도 분위기 좋게 넘어가는 적응력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세 분 다 잘하셨다"며 "갈수록 토론이 뜨거워져서 좋다. 윤 후보 토론 실력이 갈수록 느는 것 같아서 흥미진진하다"고 말했다. 이에 윤 후보는 "저를 늘게 만들어주시지 않았나"고 했다.

앞으로 남은 토론회에서도 이 같은 훈훈한 분위기가 연출 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겠지만, 치열한 정책토론을 끝내고 상대방을 칭찬한 모습은 잘한 일이다. 

사회자 질문도 적절했다. 다 큰 어른들이 토론을 마무리하면서 상대방 얼굴에 침 뱉기야 하지 않겠지만 우리나라 정치사에서는 대선 토론회 끝나고 칭찬은 커녕 악수조차 하지 않는 일은 비일비재했다. 

상대를 칭찬하고 격려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마음의 여유와 넉넉함이 있어야 가능하다. 국가를 운영할 지도자는 이런 요소가 필수다. 그동안 국민의힘 후보들에겐 이런 넉넉한 여유를 보지 못했다.  

앞 전 토론에서 후보들은 국정 비전을 제시하기는커녕 주술 논란과 막말 이전투구로 국민의 짜증 지수 높여왔다. 그래서 이슈밸리도 이번 토론에서도 후보들이 서로 싸우고 토라지는 협량 수준을 반복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어제 경기도 국감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대장동 특혜 의혹’과 관련 야당의 집중포화 속에서도 여유를 잃지 않는 당당함을 보였다. 각종 의혹에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지사를 상대하려면 기본적으로 토론 실력은 물론 넉넉한 여유와 포용력이 탑재되어야 한다. 갈수록 국민의힘 토론회가 흥미진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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