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밸리=권동혁 기자] 중국 외교부장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한미연합훈련은 비건설적’이라는 내정간섭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당시 이러한 중국 태도에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서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우리 외교부는 "한미 양국이 동맹 차원에서 결정할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외교부는 9일 "(한미는) 후반기 연합지휘소훈련과 관련 제반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긴밀하게 협의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작 우리 외교부 수장인 정의용 장관은 당시 회의 때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왕이 부장 발언 이후 닷새가 지났는데도 특별한 입장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정치권과 외교가 일각에서는 중국 외교부장의 '내정간섭'이라는 비판도 나오는 가운데 외교 총책임자인 정 장관이 직접 입장을 표명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회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화상으로 개최됐기 때문에 '쌍방소통' 식으로 이뤄지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앞서 왕 위원은 지난 6일 화상으로 열린 ARF 외교 장관회의에서 "한미훈련은 건설적이지 못하다"며 "미국이 북한과 진정으로 대화를 재개하고자 한다면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어떤 행동도 삼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달 1일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꺼낸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명의 담화에 이어 사실상 북한의 주장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