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밸리=윤대우 기자] 아랍에미리트(UAE) 정부가 한국산 다연장로켓 시스템 '천무'를 구매하기 위해 한화 디펜스와 약 9000억원에 이르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지난 24일(현지 시각) 아부다비 관영 Wam과 민영 Gulf Business에 따르면 아랍 에미리트의 수도 아부다비에서 개최된 방위 전시회 국제방위전람회(IDEX)의 공식 대변인 모하메드 알 하사니 준장은 “3일간 개최된 이번 행사에서 성사된 무기 거래액은 55억 8,900만 다르함( 약 1조7165억원)에 이르렀다“면서 ”특히 이번 계약에는 한국산 다연장로켓 시스템 '천무'와 미사일 탄약을 구매하기 위한 총 29억55백만 다르함(약 8995억원) 계약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올해로 15회째를 맞는 IDEX는 격년으로 열리는 중동·아프리카 지역 최대 규모 방산전시회다. 이번 행사에는 60여개국 1300여개 업체가 참가했다.
모하메드 알 하사니 준장은 "국제기업에 6건의 계약이 체결됐고, UAE 소재 기업과 6건의 계약이 이행됐다"며 "총 12건의 계약이 체결됐다"고 덧붙였다.
한화디펜스의 천무는 한국 육군의 K136 구룡 130mm 다연장 로켓포나 미국의 MLRS(Multiple Launch Rocket System)의 차세대 다연장로켓 시스템으로 외관상 MLRS와 많이 닮았지만 개발시기가 다르고, MLRS보다 성능이 우수한 유압구동장치와 디지털제어장치를 채택해, 고도와 방위각의 동시구동이 가능하고 사격 시간도 MLRS보다 20초가량 단축됐다.
군사 전문가들은 UAE의 한화디펜스 ‘천무’ 구매 결정은 최근 미국 바이든 정부가 예멘 내전에 대한 군사 작전 지원 중단이 원인이 됐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예멘 내전에 사용될 가능성이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나 아랍에미리트에의 무기 수출을 중단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국외 분쟁 개입과 관련된 기존의 미국 대외정책을 수정해 이란과 관계 회복을 위한 신호라는 전망이다.
따라서 UAE는 미국산 HIMARS의 탄약 조달이나 유지가 어려울 것을 대비해 한국의 다연장 로켓 시스템을 도입해 구매처의 다양화를 시도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의 주요 인사들이 비밀리 한국에 입국해 방산 업체를 방문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조 바이든 정부로서는 미국이 중동에 동결한 무기들을 한국이 우회로 판매할 경우, 미 정부는 한국에 대한 모종의 압박 카드를 사용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