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검찰에 대한 청와대의 딜레마
상태바
[사설] 검찰에 대한 청와대의 딜레마
  • 이슈밸리
  • 승인 2021.01.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사진=이슈밸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사진=이슈밸리)

 


[이슈밸리=사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갈등으로 지지율이 올랐던 윤석열 검찰총장이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2배 이상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가 윤 총장을 압박해야 돋보이는 갈등 구조가 사라지니 지지율도 잠잠해지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윤 총장을 현 정권의 사람이라며 두둔했다. 사퇴시킬 생각이 없다면서 윤 총장 역시 정치를 하지 않을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윤 총장은 대통령의 신뢰를 한몸에 받았지만 가야 할 길은 가겠다는 모습이다. 현 정권의 대 검찰 압박이 사그라지자 윤 총장 지지율은 떨어졌지만, 검찰의 칼날은 더욱 예리해지고 있다. 

대통령의 신임을 받은 검찰로서는 현재 모든 수사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받았다고 판단할 수 있고 진행 중인 각종 수사를 과감히 진행할 수 있는 동력을 얻게 됐다.  

실제로 검찰은 ’이용구 법무차관 사건’ 부실수사 의혹 관련 서초경찰서를 압수 수색했고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긴급 출국금지 의혹 사건 관련 상급 기관인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반부패부) 사무실을 전격 압수 수색했다.

또 ‘채널A 사건’ 관련 최강욱 의원을 불구속 기소했으며 월성 1호기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관련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그동안 현 정권 눈치 보며 수사가 잘 이뤄지지 않았는데, 대통령이 빗장을 열어주니 거침없이 수사가 진행되는 것이다. 

문 정부의 검찰에 대한 딜레마는 여기서 출발한다. 청와대와 정부 여당이 검찰에 대해 다시 제동을 걸고 압박을 가하면, 윤 총장의 지지율은 오르고, 검찰을 바라보는 국민과 언론의 관심도는 집중된다. 

서울·부산 시장 선거와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검찰 수사가 잠잠했으면 좋겠으나, 검찰은 거침없이 현 정부를 향한 수사를 이어나갈 기세다. 

그 정점에는 윤 총장이 있다. 문 대통령 말대로 윤 총장은 현 정권의 사람이지만, 오히려 정권 눈치 보지 않고 수사해온 전력이 있기에 윤 총장은 대통령조차 통제가 쉽지 않은 상황이 된 것이다. 

따라서 청와대와 정부 여당은 시간이 흐를수록 검찰에 대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계속 연출될 것으로 관측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