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시 한반도-중동 상시전개 어려워질 전망
[이슈밸리=윤대우 기자] 미국 국방부가 현재 11척 체제의 항공모함 전단을 2척 줄여 9척 체제로 유지하고 무인전투함과 소형 유인함 수십 척을 추가할 것이라고 미 언론이 보도했다.
21일(현지 시각) 군사 전문웹진 디펜스뉴스가 입수한 미 국방부 장관실 내부평가 자료에 따르면 미 해군은 항공모함을 2척 줄이고 항모 전단의 구축함과 순양함 등 전투함대를 동결하는 대신 소형 경량함과 무인전투함 수십 척을 조달하는 계획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해군은 연안해역 전투함 20척과 차기 프리깃함 30척, 그리고 현재 개발 중인 무인전투함 다수 조달해 355척 체제를 전력화한다는 계획이다.
과거, 미 해군은 600척 체제로 원자력 항모를 15척 운용했던 시절도 있었지만, 구소련의 붕괴로 항모 수를 10척까지 줄인 바 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항모를 12척(현재 11척)을 포함해 355척의 함정을 보유 운영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미 국방부가 이처럼 항모 전단을 줄이려는 것은 이유는 천문학적인 예산 문제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미 국방부는 예산을 감축하고 있었다.
미국 해군이 10척을 운용 중인 니미츠급은 척당 건조비만 5조 원이 들고 2018년 7월 취역한 제럴드 포드 항모는 건조비만 105억 달러(12조 9000억 원)에서 약 135억 달러(16조 6000억원)까지 치솟았다. 여기에 이지스함, 핵잠수함 등과 함께 이동하는 항공모함 전단은 하루 유지비용이 70억 원으로 추정된다.
글로벌 경제위기 중심에 서 있는 미국으로선 더는 과거처럼 항모 전단을 11척 운영할 능력이 안된다는 것이다.
미 해군 관계자는 “항공모함 축소는 냉전 시대에서 한결같이 변하지 않았던 해군의 세계 각지에 대한 영향력 행사 방식을 재검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현재의 항모 운용 방법은 15척 체제 시대에 고안된 것으로 항모가 9척이 되면 현재의 운용 방식을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세계 각지에 전개되는 미군으로서는 항모의 상시 지원을 기대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긴장감이 높은 중동과 한반도를 담당하는 인도 태평양사령부에는 부정적 소식이다.
따라서 항모가 9척이 된다는 것은 실전 투입할 수 있는 항모가 3척~7척(핵연료 교환을 수반하는 오버홀(재생수리)이 1척, 정기적인 오버홀을 받는 항모가 2척, 오버홀 완료 후에 재훈련이 필요한 항모가 2~3척)으로 크게 줄어 든다는 것을 뜻한다.
여기에 미 해군이 현재 보유 중인 함정들도 대부분 노후화가 심각하다.
헤리티지 재단 발간한 '2020 index of u,s military strength(미국 군사력 지수)‘에 따르면 미 해군의 전체 함정 290척 중 57%인 166척이 20년 이상으로 노후화가 심각한 상태로 그중 51척은 30년 이상 함정들이다. 인도 태평양사령부는 이러한 노후화된 함정들로 중국의 최신 3개 함대와 러시아 태평양함대를 모두 상대해야 한다.
다만, 미 국방부는 해군의 항공모함 이외의 전력(강습상륙함이나 구축함 등)에 관해서도 현재의 규모로 동결하라고 요구하고 있어 앞으로 미 해군은 무인전투함이나 소형 유인함을 다수 건조하는 방향으로 급속히 전환할 것으로 예상한다.
디펜스뉴스에 따르면 마이클 길데이 미 해군참모총장은 "미래 함대에 무인기를 혼합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우리는 매우 빠른 속도로 능력과 플랫폼을 생산하고 있는 잠재적 적에 맞서, 우리가 분산적으로 싸워야 할 숫자로 20억 달러의 항모를 계속 감쌀 수는 없다. 우리는 사고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