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밸리=사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최근 4주 연속 오르고 있다. 일부 여론 조사에서는 40%를 돌파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미국 국빈 방문 이후 나타난 현상이다. 방미 성과에 대해 정치권의 엇갈린 평가도 있지만, 국민 대다수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윤 대통령의 워싱턴 국빈 방문 이후 일본, 캐나다, 독일, EU 정상들이 한국을 잇 따라 찾았다. 일본에서 열린 히로시마 G7 회의 참석 직후 본국으로 떠나는 것이 관례인데 굳이 한국을 다시 방문한 것이다. 이례적이다. 외교가에서는 ‘워성턴 선언’ 효과로 보고 있다.
과거에도 한국과 미국이 관계가 좋으면 세계 정상들은 대한민국을 눈여겨보기 시작한다. 윤 대통령은 지지율 하락을 각오하고 일본과 관계 정상화에 노력했고, 이후 미국 국빈 방문에서 큰 환영을 받았다. 이런 연유로 G7 국가 정상들은 너도나도 윤 대통령을 만나자고 하는 것이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에 또 다른 요인은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을 2년 연속 참석한 것과 역대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히로시마 원폭 동포를 찾아 고개 숙여 사과한 것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통수권자로서 국민의 상처와 아픔을 보듬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이러한 외치의 성과에 비교해 녹록지 않은 국내 정치 현실은 가슴을 답답하게 한다. 외교에서 보여준 용기와 포용력이 이젠 야당과의 협치에도 적용할 때가 됐다.
야당 수장이 여러 의혹으로 검찰의 수사선상에 올랐다 하더라도 대통령이 야당 대표와 자리를 함께하는 정치적 용기는 필요하다. 이 역시 보수 지지층을 의식하기보다는 대통령의 정치적 포용력을 바라는 대다수 국민, 중도층의 마음을 헤아려야 할 시점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내란음모죄로 사형선고를 받았지만, 임기를 마친 2003년에 재심을 청구해 2004년 무죄선고를 받았다. 그는 오랜 기간 내란음모 죄명을 달고 살았다. 하지만 노태우, 김영삼 전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야당 총재였던 김대중과 마주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한 달간,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주요국 정상을 차례로 만나 안보와 경제 협력을 이끌어 냈다. 정치-외교 경험 전무 한 대통령으로서 고무적인 성과다.
문제는 이러한 노력의 결실을 보기 위해서는 국내 정치가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야당은 정부가 추진하려는 시급한 정책을 사사건건 반대하고 발목 잡고 있다. 외교에서의 문제 해결의 첫 단추는 정상 간의 대화이고 국내 정치에서는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만남이다.
아무리 밖에서 잘해도 집안 살림을 잘 다스려야 나라가 평안하다.
윤석열 대통령의 또 다른 용기와 표용이 필요한 시점이다. 보수층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검찰 의혹을 받는 야당 대표를 만난다면 그 반사 이익은 고스란히 윤 대통령에게 돌아간다. 아마 지지율은 더 오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