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尹 대통령, 중-러 외교 노선 분명히 할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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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尹 대통령, 중-러 외교 노선 분명히 할 타이밍
  • 이슈밸리
  • 승인 2023.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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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이슈밸리=사설] 윤석열 대통령의 외신 인터뷰 발언을 놓고 중국과 러시아가 연일 한국 정부를 협박하고 있다. 그들이 민감하게 여기는 ‘우크라이나 무기 공급’과 ‘대만 문제’에 윤석열 대통령이 소신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술 더 떠 제1야당 민주당은 윤 대통령을 향해 “대국민 사과, 발언 철회”를 들먹이고 있다. 

앞서 윤 대통령은 19일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대만 해협 긴장 상황에 대해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또 우크라아니 사태에 대해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 대량 학살, 심각한 전쟁법 위반과 같이 국제사회가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 있다면, 우리가 인도주의적 또는 재정적 지원만 주장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무기 공급을 시사했다는 관측이다. 

로이터 통신 기자의 질문에 외교 수사나 두루뭉술한 답을 할 수도 있었지만, 윤 대통령은 평소 자신의 외교적 우선순위, 가치를 이야기했다. 다만 인터뷰 내용이 특별하지도 새롭지도 않은 원론적 수준의 답변이었다. 

그동안 중국과 러시아에 비교적 균형 외교를 펼쳐왔던 역대 정부와 달리, 미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윤석열 정부는 균형 외교에서 서방 가치 외교로 방향을 굳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모호했던 대한민국 외교 노선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란 해석과 미중, 미러 갈등 속 국익에 심각한 악영향을 초래할 것이란 우려가 이어진다. 

그런데 최근 주요 외신과 국제전문가들은 중국이 머지않아 대만을 침공할 경우, 미국과 중국의 전면전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2024년 미국 대선을 기점으로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미국은 인근 일본, 괌, 한국에 있는 미군 주둔 병력을 빼내어 투입할 가능성이 크고 이에 미군 사상자가 많이 발생하면 미 정부는 본격적으로 전쟁에 개입하게 된다는 시나리오다.

이 경우 중국은 평택에 있는 주한미군기지를 공격할 것인데 전쟁 참여도 없는 우리나라가 중국의 공격을 받을 수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 또한 러시아의 욕망이 사라지지 않는 한, 결국 어느 시점을 기해 압도적 무기를 통해 우크라이나 정부를 함락시킬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그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의 다양한 위협은 이제 고점을 찍었고 핵무기 대량생산, 잠수함탄도발사일(SLMB) 같은 실전 무기로 더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 북한의 기습 도발은 언제든지 공존한다. 

외신과 국제전문가들이 내놓은 향후 1~3년 내 있을 수 있는 전쟁 시나오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점령하는 상황이 왔을 때 대한민국은 과연 어떠한 입장을 취해야 할까.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으면 하는 것이 중국과 러시아, 제1야당 민주당의 바람일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다. 1950년 6. 25가 발발하자 UN 산하 16개국이 세계 도처에서 아시아의 변방 대한민국을 위해 피를 흘렸다.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다. 자유민주주의가 얼마나 소중한지 우리는 중국, 러시아, 북한을 통해 알 수 있다.   

대한민국이 앞으로 대만과 우크라이나 사태에 강 건너 불구경할 수도 있고 “나 몰라라” 전략으로 중국, 러시아와 외교관계를 유지해 경제적 혜택을 누릴 수도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지향할 가치, 존립 이유에 대해 우리 내부의 물음이 생길 것이고, 다들 시간이 지날수록 “이건 아닌데”라는 반응이 봇물 터질 것이다.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서 태도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중국, 러시아와 올바르고 건설적인 외교관계는 유지해야 한다. 이것이 틀리다고 할 대한민국 사람은 없다. 

다만, 대만 전쟁과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각 잡고 물어보는 외신 기자 질문에 중국과 러시아 눈치 보느라 아무말 못하는 대통령이어서야 되겠나. 아울러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외교 결례와 무례함, 경고 따위를 연일 날리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에 꿀먹은 벙어리처럼 대응해서야 또한 되겠나.  

중국과 러시아는 대한민국을 자신들의 말 한마디에 벌벌 떨고 굽신굽신하는 구한말 조선으로 착각하고 있는 듯하다. 다소 용기가 필요하겠지만 윤석열 정부의 외교 노선과 방향은 앞으로 보다 명확히 취할 필요가 있다. 

행여 다시 윤 대통령 스스로 한번 뱉은 말을 번복하거나 주어 담으려 해서는 안 된다. 중국과 러시아는 “그럼 그렇지”하고 한국을 더 만만하게 경홀히 대할 것이다. 나라의 국격과 강대함은 결국 대통령의 태도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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