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자, 냉전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서 간첩 혐의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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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기자, 냉전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서 간첩 혐의 체포
  • 이슈밸리
  • 승인 2023.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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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연방보안국은 30일(현지 시각)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모스크바 지국 소속의 미국 국적 에반 게르시코비치(32) 특파원을 간첩 혐의로 구금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2021년 촬영된 게르시코비치 기자 (사진출처=AFP/연합뉴스)
러시아 연방보안국은 30일(현지 시각)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모스크바 지국 소속의 미국 국적 에반 게르시코비치(32) 특파원을 간첩 혐의로 구금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2021년 촬영된 게르시코비치 기자 (사진출처=AFP/연합뉴스)

 

[이슈밸리=임정은 기자] 미국 기자가 냉전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됐다고 현지 언론이 3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와 스푸트니크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모스크바 지국 소속 에반 게르시코비치 특파원을 간첩 혐의로 러시아 중부 도시 예카테린부르크에서 구금했다.

2017년부터 러시아를 취재한 게르시코비치 기자는 WSJ 합류 전 AFP 모스크바 지국에서 근무했으며, 이전에는 영어 뉴스 웹사이트인 더 모스크바 타임스로 활동했다. 

보도에 따르면 FSB는 "게르시코비치는 미국의 지시에 따라 러시아 군산 복합 기업 중 한 곳의 활동에 대한 기밀 정보를 수집했다"며 "미국 정부를 위해 간첩 활동을 한 것으로 의심받는 게르시코비치의 불법 활동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FSB는 그의 혐의와 관련한 구체적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이번 사안은 FSB 소관"이라면서도 "우리가 아는 한 그 기자는 현행범으로 적발됐다"고 말했다.

WSJ 모스크바 지국의 업무에 대해선 "정상적인 취재 활동을 수행하는 WSJ 직원들의 업무 지속에는 아무 장애물이 없다"며 "허가 받은 기자들은 계속 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도 텔레그램을 통해 성명을 내고 "불행하게도 우리나라에 있는 외국인들이 저널리즘이 아닌 활동을 은폐하기 위해 외국 특파원 신분, 취재 비자 및 허가를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주요 서방인이 현행범으로 적발된 것 역시 처음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미국인 기자가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것은 냉전 이후 처음 있는 일로,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최대 20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고 AP 통신은 보도했다.

WSJ는 즉각 성명을 발표하고 "회사는 FSB가 제기한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며 우리의 믿음직하고 헌신적인 기자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또한 "게르시코비치 기자의 안전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우리는 게르시코비치 기자 및 그의 가족과 연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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