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SVB사태에 예금 전액 보장...'블랙먼데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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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SVB사태에 예금 전액 보장...'블랙먼데이 없다'
  • 임정은 기자
  • 승인 2023.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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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이슈밸리=임정은 기자] 미국 정부가 파산한 실리콘밸리뱅크(SVB)의 예금을 전액 보증하기로 했다.

AP·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13일(현지 시각)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긴급공동성명을 통해 "우리는 은행 체계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미국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이 같은 조치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는 SVB 사태가 금융 시스템 전체의 위기로 확산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적극 개입한 것으로 재무부 등은 성명에서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이 연준과 FDIC의 권고를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모든 예금주를 완전히 보호하는 방식의 사태 해법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긴급공동성명은 이에 따라 모든 예금주는 예금 전액에 접근할 수 있으며 SVB의 손실과 관련해 납세자가 부담하는 비용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인과 미국 기업은 필요할 때 예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신뢰를 가질 수 있다"며 "내 지시에 따라 이같은 금융 당국의 발표가 나왔다"고 밝혔다.

다만 재무부는 주주와 담보가 없는 채권자 일부는 보호받지 못하며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SVB 고위 경영진이 자리에서 물러났다고 덧붙였다.

이어 재무부 고위당국자는 이번 조치는 고객의 예금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SVB와 시그니처은행의 주식과 채권은 보호대상이 아니라고 설명하며 이번 조치가 미국인의 세금이 공적 자금으로 투입되는 '구제금융'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금융 당국자들은 이번 예금 보호 조치가 SVB 파산에 이어 이틀 만인 12일 폐쇄된 시그니처은행에 대해서도 적용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시그니처은행의 총자산은 1천103억6000만 달러, 예치금은 885억9000만 달러 규모다.

이번 조치와 관련해 연준은 은행에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해 새로운 기금(BTFP: Bank Term Funding Program)을 조성한다고 밝혔다.

기금 규모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으나 연준 당국자들은 "잠정적으로는 수조 달러를 충당할만큼 충분한 규모일 것"이라는 입장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이를 통해 미국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 등 담보를 내놓는 은행, 저축조합, 신용조합 등 금융기관에 1년간 자금을 대출할 계획이다.

연준은 특히 담보 가치를 시장가가 아닌 액면가로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SVB가 보유한 국채 상당량이 연준의 계속된 금리 인상 때문에 당장 매각할 경우 액면가보다 낮은 금액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SVB가 보유한 총자산은 작년 말 기준 2천90억달러로 고객이 맡긴 예금 1천754억달러보다 많지만, 고객의 예금을 돌려주려면 국채를 액면가보다 할인된 가격에 팔 수밖에 없어 큰 손실을 보게 된다.

연준은 "BTFP는 우량 증권을 담보로 한 추가 유동성을 제공해 금융기관이 압박을 받는 시기에 증권을 서둘러 매각하지 않아도 되게 한다"고 설명했다.

또 연준은 재무부는 BTFP를 보증할 용도로 환율안정기금(ESF)에서 최대 250억달러(약 33조원)를 사용 가능하게 할 계획이지만 실제 이 자금을 쓸 필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재무부는 보험을 들지 않은 예금주를 지원하기 위해 예금보험기금(DIF)에 입은 손실은 법에 따라 은행에서 회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은행을 관리하면 기존 경영진이 계속 은행에서 일하면 안 된다"며 은행 경영진을 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위험을 알고도 은행 주식과 채권 등을 산 투자자들은 보호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게 자본주의가 작동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왜 이런 일이 일어났고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 완전히 밝혀야 한다"며 "내 행정부에서는 그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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